까시 이야기

평범한 휴일 하루

행복한 까시 2022. 8. 28. 19:20

늦잠을 잤다.

휴일은 마음이 편해서 늦잠을 잘 수 있다. 나이가 들어 잠이 줄어들었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잠이 잘 왔다. 요즘 회사 일로 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된 탓이다. 요즘 진행하는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이 더뎌 스트레스를 제법 받는다. 시계를 보니 9시를 지나가고 있다. 눈을 비비며 욕실로 향한다.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고나니 정신이 좀 든다.

 

라디오를 틀었다.

주현미씨가 진행하는 러브레터라는 방송이 나온다. 예전에 즐겨 듣던 가요가 좋아 휴일에 가끔 듣는다. 옛노래를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그 시절 추억이 떠올라 기분이 좋아진다. 역시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사는가 보다, 라디오를 들으며 아침을 먹는다. 주말의 식사는 한 주일 있었던 반찬을 정리하며 먹는다. 이제 남은 반찬은 쓰레기통으로 향할 것이다. 그리고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나면 냉장고는 새로운 반찬으로 채워질 것이다.

 

아침을 먹고 밖으로 나왔다.

아이스라떼가 먹고 싶었다. 여름에는 아이스라떼 마시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다. 동네를 배회하다가 문이 열린 카페로 들어갔다. 어두운 무채색으로 인테리어가 되어 있었다. 예전에 동네 방앗간에서 보던 피데 벨트를 이용한 동력전달 장치를 인테리어에 이용했다. 나름 운치가 있어 보인다. 아이스라떼를 주문하려 했더니 키오스크에서 주문하라고 한다. 키오스크를 사용할 줄 알지만 말로 하는 주문이 친숙하다. 느릿느릿 키오스크를 조작하니 뒷사람이 재촉한다. 아직 키오스크는 젊은 사람들처럼 손동작이 빠르지 않다. 나름 젊게 산다고 생각하는데, 아닌 것 같다.

 

주문한 커피가 나왔다.

커피를 받아 한 모금 넘기니 달달하면서 쓴맛이 입으로 전해진다. 행복한 맛이다. 카페 테이블에 앉아 여유를 즐긴다. 밖에는 강아지와 함께 산책 나와서 커피를 즐기는 사람도 있었다. 강아지와 함께 있는 모습이 행복해 보인다. 창밖의 풍경도 좋고, 날씨도 좋다. 춥지도 덮지도 않은 날씨다. 놀러가기 딱 좋은 날씨다. 잠시 여유를 부리며 행복을 마셨다.

 

미용실로 향했다.

한 달 전에 커트를 했는데, 벌써 머리가 제법 자랐다. 단골 미용실로 간다. 미용실에 대해서는 보수적이다. 한번 정한 미용실은 내가 이사를 가거나 미용실이 없어지지 않는 한 계속 다닌다. 10년을 넘게 다닌 미용실도 있다. 지금 다니는 미용실도 3년이 되어 간다. 오늘은 미용실 사장님 딸이 알바를 뛰고 있다. 엄마를 도와준다고 착하다고 했더니, 알바비를 받는다고 해서 웃었다. 오늘은 머리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다. 스타일이 마음에 든 것으로도 행복해 진다.

 

오후에는 쉬었다.

낮잠도 자고, 빈둥거렸다. 피로가 많이 풀린 느낌이다. 때로는 이렇게 빈둥거림도 필요한 것 같다. 그래야 새로운 일주일을 맞이할 수 있다. 충전한다는 핑계로 여유로운 하루를 보냈다. ‘그래 가끔은 이런 시간이 필요해.’ 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해본다. 평범한 하루는 이렇게 지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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