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언론들의 보도 행태
오늘 인터넷 뉴스를 보면서 많은 충격을 받았다. 가슴이 너무나 아팠다. 물론 사건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동영상을 보도 했다고는 하지만 너무 잔인한 보도였다고 생각된다.
어제 북아현동 가구단지에서 화재사고가 일어났다.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한 청년이 화염이 휩싸여 있는 창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동영상이 보도 되었다. 가슴 아프게도 이 청년은 아버지를 구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 청년의 절박한 순간을 카메라에 담아 보도를 해야 하는지 의문이 간다.
더 기가 막힌 사실은 기사제목에
[단독] 화염 속에 부르짖는 ‘아버지! 아버지!’
이라고 적혀 있었다.
무엇이 단독이란 말인가? 이런 기사를 단독이라고 자랑을 해야 한다는 말인가? 기사제목도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생사의 갈림길에 선 사람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이렇게 기사를 쓰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이 청년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이렇게 제목을 달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사건의 기사는 써야 한다. 기사를 좀 순화시켜 쓸 수는 없는가? 동영상을 갖고 있더라도 꼭 내보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기자라면 글로도 얼마든지 기사를 쓸 수 있다고 생각된다.
며칠 전에 텔레비전에서 교대역 교통사고 현장도 보도를 했다. 너무 끔찍한 사고 장면이었다. 이 장면을 보고도 충격을 많이 받았다. 같이 보던 딸아이들도 많이 놀라는 표정 이었다. 이런 장면을 보도하는 언론이 너무 싫다. 왜 이런 장면을 내 보내서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지를 모르겠다.
그리고 가끔 보도를 보면 사람들이 물에 빠진 장면을 그대로 여과 없이 보도하는 경우도 있다. 제발 이런 장면 좀 내보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것을 보면 너무나 가슴이 조마조마하고 눈물이 나올 것 같다. 꼭 이런 것을 보도해서 시청률이나 검색순위를 높이고 싶은지 모르겠다. 너무 상업화에 길들여진 언론들의 행태가 미울 뿐이다.
지금도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이런 동영상이 수없이 돌아다닌다. 각 사이트에서 계속 퍼 날라서 수없이 많다. 언론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이렇게 생과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사람들의 동영상은 보도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런 동영상은 사람들이 보아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만 아프게 한다. 그리고 그 당사자나 가족들을 두 번 아프게 하는 짓이다. 꼭 보도하고 싶으면 글로 된 기사로만 보도 하였으면 한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장면이 보도 되지 않기를 언론들에게 간곡히 요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