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이야기

글짓기 상을 받고 자신감을 얻은 아내

행복한 까시 2010. 7. 22. 07:00

  

 아내는 전업주부이다. 집안일은 못하는 것이 없다. 아내 자랑은 팔불출이라고 하지만, 잘하는 것은 잘한다고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음식도 잘 만들고, 아이들 공부도 잘 시키고, 살림도 잘한다. 이렇게 집안일을 잘 하면서도 아내는 늘 자신감이 부족하다. 아마도 사회에서 일하는 여성들에게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듯 했다.


 결혼하고 집에만 죽 있었다. 사회 활동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나와 아내는 아이들을 잘 키우는 것이 더 소중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아내를 집에 붙잡아 둔 것이다. 집안일만 하다가 보니 아내는 다른 사람들보다 뒤처진다는 생각을 해온 것이다. 그리고 사회에 나가서 일을 한다는 것이 점점 두려워진 것 같다. 집안일만 하다가 보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가 된 것이다. 이해가 간다. 집에만 있다가 보면 남자들도 그렇게 될 것 같다. 괜히 사회 생활하는 사람이 잘나 보이고, 멋지게 보이는 것이다.


 그러던 아내에게 새로운 일이 생겼다. 얼마 전부터 아내는 글을 썼다. 아이들도 어는 정도 자라서 시간적 여유가 있는 아내에게 글쓰기를 제안했다. 처음에는 못쓴다고 하였다. 아내는 자심감도 없고, 아내가 할 줄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 그래도 한 번 써보라고 해 보았다.


 얼마 후에 보니 아내가 글을 쓰고 있었다. 취미로 글을 쓰고 있었다. 가끔 쓴 글들을 보여 주었다. 쓴 글을 보니 솔직담백하게 잘 쓴다. 하루는 동네 친구와 함께 글짓기 대회에 나간다고 했다. 가족을 주제로 한 글짓기 대회였다고 한다. 그런데 처음 나간 글짓기 대회에서 입선을 한 것이다. 아내의 숨어 있던 끼가 밖으로 표출된 것이다. 아내도 글짓기 상을 받았다는데 놀란 것 같다.


 얼마 전에 글짓기에 또 응모를 했다. 주제는 ‘양성평등’이라고 했다. 평상시 남녀평등을 주장해 온 아내에게 딱 맞는 주제였다. 글을 써서 보냈는데 또 입선을 한 것이다. 아내와 함께 시상식에 참석을 했다. 시상식에 참석해 보니 글 쓰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 수상작품을 실은 책자가 배포되었다. 좋은 글들이 많았다. 새삼 글 잘 쓰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글을 쓰며 아내는 자신감을 얻었다. 살림 밖에 할 줄 모른다고 생각했던 아내였다. 그런데 자신의 끼를 발견한 것이다. 또한 취미도 발견해 낸 것이다. 글을 쓰며 아내는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이 되었다. 글을 쓰면서 자신도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에 고무되어 있다. 요즘 들어 부쩍 책도 많이 읽는다. 그리고 활기가 넘친다. 글을 쓰는 것이 즐겁다고 한다.


 나는 글을 잘 쓰는 것 보다 이런 아내의 모습이 더 좋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물론 문인들 같이 글을 잘 쓰면 좋겠지만, 새로운 취미를 발견한 것이 더 좋은 것이다. 취미로 즐겁게 쓰다 보면 좋은 글도 나오는 것이다. 글은 억지로 써서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쓰고 싶을 때 써야 하는 것이다. 샘에서 물이 솟아나오듯 글도 생각 속에서 솟아 나와야 하는 것이다. 글을 너무 자주 쓰면 글이 나오지 않는다. 머리에서 생각이 넘쳐 날 때 좋은 글이 나오는 것이다.


 앞으로 아내가 글을 쓰면서 생활의 활력을 얻었으면 좋겠다. 글 쓰는 작업이 무미건조한 생활에 촉매가 되어 아내를 즐겁게 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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