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 이야기

서울 구경

행복한 까시 2005. 10. 3. 18:34

 서울은 자주 가는데, 솔직히 서울 구경하기는 힘들다. 서울에는 누이와 동생, 처제가 살고 있기 때문에 가끔 방문하는데, 올라가서 형제들과 이야기 하다가 보면 금새 시간이 가 버린다. 또한 본사가 서울에 있어 회사 일로 서울에 가면 회사일 보기도 바빠서 말로만 서울에 간 것이지 서울 구경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는 청계천도 새로 단장을 했고, 딸들도 시내 구경을 좋아해서 큰맘 먹고 서울 구경을 나섰다.

 

 서울은 나와 집사람의 젊은 시절 추억이 어린 도시이다. 고등학교를 입학하기 위해 처음 서울에 왔을 때 커다란 도시는 무섭기까지 했다.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산꼭대기까지 집들이 조밀하게 들어서 있는 모습이었다. 성남시와 서울의 한남동의 산동네가 인상적이었다. 촌에서 여유롭게 살던 나는 꼭 도시가 폭발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대부분의 시골 유학생이 그러하듯이 서울의 유학생활은 바닥생활의 연속이었다. 주로 지하 전세방을 전전했었다. 그래도 그 시절에는 꿈과 낭만이 있어 견디어 낸 것 같다. 지금의 서울은 무지하게 커졌다. 서울이 경기도를 집어삼킨 것인지, 아니면 경기도가 서울을 집어삼킨 것인지 아무튼 서울은 경기도까지 확장되어 이정표가 없다면 어디부터가 서울인지 분간하기 힘들다.

 

 딸들은 출발부터 서울 구경에 들떠 있다. 먼저 새로 단장한 청계천을 구경하기로 했다. 차를 가지고 나섰는데, 차를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독립문에 주차를 했다. 덕분에 딸들에게 독립공원의 역사유물을 구경시켜줄 수 있었다. 차를 주차하고, 지하철을 이용했다. 지방에서는 지하철이 없으므로 지하철을 타는 것도 딸들에게는 구경거리중의 하나이며, 지하철 타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서울에서는 지옥철이라고 하는데, 딸들은 길게 늘어서서 달려오는 지하철이 마냥 신기한 모양이다. 청계천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인산인해이다. 새로 단장한 청계천을 보기 위해 모두 나온 모양이다. 주로 어른들과 우리처럼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다. 공사하는 모습을 간간히 봐서 그런지 그렇게 경이로움은 느낄 수 없으나, 아무튼 공사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나라도 유럽처럼 무작정 개발보다는 어느정도 환경을 생각하며 개발하는 것을 보면 그만큼 잘살게 되었으며, 국력이 신장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요즘 아파트도 난개발 보다는 쾌적한 환경으로 건설하는 것을 보아도 많이 여유로와 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청계천에는 맑은 물과 함께 물가에는 갈대와 버들가지가 자라니 운치가 있어 보인다. 예전에 네델란드에 갔을 때 도심에 물이 흐르는 것이 여유롭고 인상적이었는데, 우리도 그러한 여유를 찾은 것 같다.

 

 그 다음에는 여의도에서 출발하는 한강 유람선을 탔다. 예전에 데이트 할 때 타보고 처음이다. 딸들은 배를 처음 타서 그런지 무척 신기해하고, 재미있어 한다.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배가 달리니 기분이 상쾌하다. 강 안에서 바라보는 서울 풍경이 그런 대로 운치가 있다. 배 안에는 제법 많은 외국인들이 관광을 하고 잇다. 우리 옆 좌석에도 일본인 여성 둘이 앉아 서울의 풍경을 즐기고 있다. 여의도에서 출발하여 난지도까지 한바퀴 순환하는 유람선을 타고나니 사방이 어둑어둑 해 진다. 딸들은 고수부지에서 또 놀자고 한다. 잠시 놀이터에서 놀게 한 후 불이 반짝이는 한강주변의 야경을 뒤로하며 올림픽대로를 달리며 서울구경의 끝을 맺었다.                        

 


 

'딸들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동 먹고 싶어  (0) 2006.03.14
더러워진 냇물  (0) 2006.02.26
장난감  (0) 2006.02.26
냇가  (0) 2005.11.26
인라인을 사다.  (0) 2005.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