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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물을 보며 배워야 할 것들

행복한 까시 2009. 9. 23. 08:21


 지구상에서 가장 흔하면서도 가장 소중한 것 중의 하나는 물이 아닌가 한다. 물은 지구 어디에나 존재한다. 지구 구석구석에 자신이 머무를 자리만 있으면 존재하는 것이 물이다. 물은 어떻게 만들어 졌을까? 화학적으로 설명하자면 물은 수소와 산소가 만나서 만들어졌다. 더 깊이 이야기하면 머리가 아프니까 이 정도만 이야기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만일 수소가 탄소하고 만났다고 가정해 보면 무슨 물질이 될까? 아마도 가장 많이 만들어 지는 것이 기름 성분일 것이다. 즉 우리가 먹는 참기름, 들기름, 식용유 등 식물성 기름에서 자동차 연료나 기타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석유, 등유 휘발유 등으로 탄생했을 것이다. 물은 기름 성분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많이 사용된다. 그리고 성질도 거의 정반대 이다. 예를 들면 물에 녹는 물질은 대부분 기름에 안 녹으며, 기름에 녹는 물질은 대부분 물에 안 녹는다. 이야기가 자꾸 샛길로 빠지는데, 하여튼 물은 수소와 산소가 만나서 만들어 졌다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물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많은 철학을 가르쳐 준다. 과거에도 물에 대한 철학은 많이 알려 왔고, 동양의 철학자들이 물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였다. 그 뿐만이 아니다. 물은 문학의 소재, 음악의 소재, 미술의 소재로 많이 사용되었다. 그래서 나도 한번 물의 성질로부터 우리가 배워야 할 철학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먼저 물은 자신을 들어내지 않는다. 있는 듯 없는 듯 하면서도 지구상 곳곳에 존재하고 있다. 가장 많이 존재하고 있는 곳이 바다, 빙하에 존재하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공기 중에도 존재하고, 이른 아침 뿌옇게 서린 안개 속에도 존재하고, 하늘에 두둥실 떠가는 구름 속에도 존재한다. 땅 속 밑 지하에도 존재하며, 흙 속에도 존재하고, 나무들 속에, 이름 모를 잡초들 속에도 존재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크고 작은 동물의 몸속에도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물이다. 이처럼 물은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물 자체가 있다는 것을 뽐내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존재하고, 머무를 수 없는 조건이 되면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 버린다.


 물은 또한 순리대로 살아간다. 네모난 그릇에 담기면 네모난 대로, 동그란 그릇에 담기면 동그란 모양을 취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얼음으로 존재하고, 날씨가 더워지면 수증기로 존재한다. 그리고 온도가 적당할 때 물의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다.


 물은 높은데서 낮은 데로 흐른다. 절대로 위로 오르려고 반항하지 않는다. 또한 흘러가다가 바위 같은 장애물을 만나면 돌아서 흘러간다. 정면으로 대항하여 흐르지 않는다. 그래서 강물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구불구불 유연하게 흘러간다. 사람들도 흐르는 물에 빠졌을 때 욕심을 부리지 말고 물의 성질을 이용하여 물 흐르는 방향을 따라 수영하면 훨씬 쉽게 물에서 빠져 나올 수 있다.


 약한 듯 하면서도 강하고, 강한 듯 하면서도 약한 것이 물이다. 순리대로 살아가는 것을 보면 물이 약해 보인다. 지기 주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물이 많아지면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바윗돌도 굴려서 깨뜨리고, 산을 무너뜨리는 산사태를 발생시키며, 낙숫물처럼 한 방울 한 방울 떨어뜨리는 물이 바위를 깨뜨리기도 한다. 이처럼 물은 대단히 강하다. 또한 엄청난 기세로 타오르는 불도 물 앞에서는 꼼짝도 못한다. 이처럼 물의 부드러움과 강함을 삶의 철학으로 삼아도 좋을 듯하다.


 물은 여러 가지 물질을 포용하는 성질이 있다. 소금이 물에 들어오면 녹여서 짠맛을 내며, 설탕이 들어오면 단맛을 낸다. 빨간색 물감이 들어오면 빨간색을 띄고, 노란색 물감이 들어오면 노란색을 나타낸다. 그리고 오염물이 있으면 녹이거나, 오염물을 분리시켜 깨끗하게 만들어 주는데 이것도 물이 여러 가지 물질을 포용하는 능력 때문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물고기와 같은 생명체를 감싸 안고 있으며, 여러 가지 무기물을 포함하고 있어 동물이나 식물에게 공급해 준다. 그리고 이와 같은 포용력은 인류가 태어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우리가 어머니 배 속에 있을 때 편안하게 우리를 보호해 준 것도 물이다. 물은 여러 가지를 포용한다. 더러운 것, 깨끗한 것 등 어떤 것들이 들어와도 다 감싸 안고 포용해 준다. 우리 인간들도 물의 이러한 성질을 삶에 접목시키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최근 들어 산업의 발달로 이처럼 온순한 물을 많이 괴롭히고 있는 것 같다. 너무나 많은 물질들을 물에게 정화하라고 강요하는 것 같다. 그래서 요즈음은 물이 신음하는 것 같다. 우리가 깨끗한 것을 원하는 것처럼 물도 깨끗한 것을 원할지도 모른다. 시원하게 마실 수 물 한잔, 깊은 계곡에서 시원하게 내려오는 물, 유유히 흐르는 강물,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쪽빛 바다를 생각하며 물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가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