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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을 보면서 스치는 여러 가지 생각들

행복한 까시 2010. 6. 20. 08:46

 

 난 스포츠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마도 타고난 기질 때문인 것 같다. 어린 시절부터 움직이는 것 보다는 가만히 앉아서 무언가를 하는 것을 좋아했다. 밖에 나가서도 활동적으로 부산하게 움직이는 것보다는 조용히 다니면서 생각하고, 주위를 관찰하는 것을 좋아했다.

 

 이런 성향 때문에 체육은 나에게 거리가 먼 과목이었다. 게다가 운동신경도 남들에 비해 떨어져 체육도 못했다. 그러다 보니 체육시간이 싫고 지루하게만 느껴졌다. 시험을 보면 체육 성적이 제일 낮게 나왔다. 실기도 못하고, 필기시험도 이상하게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 역시 과목을 싫어하면 성적을 잘 받을 수 없는 것이다. 친구들은 체육 과목은 쉽게 점수를 따는 과목인데, 나에게는 오히려 체육이 점수를 까먹는 과목이 되었다.

 

 이런 이유로 학교를 다닐 때부터 그리고 학교를 졸업하고도 스포츠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학창시절 프로야구가 학생들의 인기를 한 몸에 차지했을 때도 나에게는 관심 밖이었다. 매일 경기가 벌어지는 야구가 뭐 그리 재미있냐고 친구들에게 말하며 다녔다. 그리고 친구들이 하는 야구이야기에 끼지 못해도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만큼 스포츠는 나와 상관없다는 주관이 강했고, 내가 남들과 같이 행동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요즘 월드컵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축구 경기를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본다.

 

 

 #스포츠에 관심이 간다.

 

 지난시절 스포츠나 체육을 싫어하던 내가 서서히 스포츠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마도 사회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동화된 느낌이다. 올림픽도 그렇고 월드컵에도 서서히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내가 TV로 스포츠를 보지 않아 아내가 좋아했는데, 요즘은 아내도 스포츠를 같이 보고 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 경기만 보았는데, 요즘은 다른 나라 경기에도 슬슬 관심이 가고 다른 나라 경기를 열심히 보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나이가 들면 사람은 변하는 것일까 아니면 방송에서 펼치는 스포츠 마케팅에 낚인 것인지 이리송하기만 하다.

 

 

 #스포츠 마케팅

 

 요즘 광고는 월드컵 광고이다. 광고들이 모두 월드컵에 편승해서 광고만 하니 오히려 광고의 특성이나 차별화 요소가 사라진 것 같다. 사람들이 기업의 광고를 보면서 광고의 본래 의도는 잃어버리고 월드컵 홍보를 대신해 준다는 느낌을 받는다. 월드컵을 주관하는 FIFA의 광고를 대신해 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기업들은 사람들이 모르는 사이에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가는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도 월드컵 마케팅 효과를 많이 본 나라이기도 하다. 이번에 16강에 들고, 8강에 든다면 그 마케팅 효과는 대단할 것이다. 국가 브랜드를 홍보하는데 있어서 스포츠만 한 것은 없는 것이다. 예전에 올림픽이 그랬고, 최근에 동계 올림픽에서도 대한민국은 빛났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어서 국가 브랜드를 높여 마케팅 효과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갔다.

 

 

 #전쟁 같은 월드컵

 

 축구 경기를 보다 보면 전쟁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운동장에 선수들을 대표 전사로 내세워 축구라는 매개를 이용하여 전쟁을 치른다. 많은 관중들이 22명의 선수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관중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 마치 로마시대에 운동장에서 전사들이 혈투하는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경기 중에 몸싸움이 치열할 때는 이런 생각이 들게 된다.

 

 축구는 나라의 자존심인 것 같다. 월드컵에 출전한 나라들은 축제의 기간인데, 중국처럼 참가하지 못한 나라들은 남의 잔치 구경만하고 있으니 말이다. 승리에 웃고, 패배에 운다. 승리하면 선수도 기쁘고, 국민도 기쁜 것이다. 패배하면 선수도 슬프고, 국민도 슬픈 것이다.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기를 한다는 것은 부담스러운 것이다.

 

 스포츠에서는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승패에 너무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월드컵을 즐겼으면 좋겠다. 지구촌 축제로 즐겼으면 말이다. 축구를 보면서 스트레스도 날리고, 힘든 사람들은 힘을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갖는 그런 월드컵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