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시 이야기

동서울 터미널에서

행복한 까시 2025. 9. 28. 19:25

 오랜만에 동서울 터미널을 찾았다.

아내와 큰딸의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를 마중하러 갔다. 동서울 터미널은 특별한 장소이다. 학창 시절 동서울 터미널을 거쳐서 고향마을에 다녔기 때문에 많은 추억이 서려 있는 곳이다. 그래서 동서울 터미널은 고향과도 같은 장소이다. 터미널만 도착해도 마음은 고향에 가 있는 것처럼 설레곤 했다.

 

 원래 동서울 터미널은 마장동에 있었다.

그 시절에는 마장동 터미널이라고 불렀다. 마장동 터미널에서는 강원도, 경기도 동부 지역, 충북의 동부 지역, 경상북도 지역으로 가는 버스를 위한 터미널이었다. 마장동에서 우리 고향마을까지 하루 한차례 다니는 완행버스도 있었다 마장동 터미널에서 2시쯤 출발해서 우리 고향마을에 6시 정도에 도착해서 밤에 마을 종점에서 자고 다음 날 아침 마을 종점에서 출발하면 마장동에 12 정도에 도착하는 노선이었다. 한참이 지나서 마장동 터미널이 현재의 구의동으로 옮기면서 동서울 터미널로 이름을 붙였다.

 

터미널에 일찍 도착했다.

버스가 오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터미널 카페로 들어갔다. 예전에 버스를 기다리기 지루하면 찾던 다방의 추억을 느끼기 위해서다. 지금은 깔끔한 현대식 카페가 있었다. 예전처럼 정감은 없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아이스라떼 한 잔을 주문했다. 커피를 한 모금 넘기니 그동안 잊혔던 추억들이 떠올랐다.

 

 고등학교를 입학하기 위해 맨 처음 집을 떠나던 순간이 생각났다.

고향에서 올라오는 버스에서 이런 생각을 했다. 이제는 영원히 집을 떠나는 것이겠지. 가끔은 집에 갈 수 있지만, 집으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그날따라 비도 내려서 내 마음을 더 쓸쓸하게 만들었다. 그때 집과 이별 하고, 결혼해서 집과는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 인제 와서 보니 집에서는 고작 열여섯 해를 보냈다. 내 인생에서 아주 짧은 시간이었다.

 

 시간이 남아 버스 시간표를 살펴보았다.

생각보다 고향으로 가는 버스가 별로 없었다. 승객이 없어 줄어든 것이다. 요즘은 대부분이 승용차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승객이 별로 없다. 학창시절에는 30분 간격으로 다니던 버스가 지금은 네 차례로 줄어 있었다. 아쉽지만 버스는 경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 당시 버스 요금도 제법 비쌌다.

우스갯소리로 우리 형제들 버스비만 모았어도 집 한 채는 샀을 것이라고 형제들이 모이면 추억을 이야기하곤 한다. 할머니는 우리 형제들이 집에 자주 오면 버스비 좀 아끼라고 잔소리를 하셨다. 그때는 할머니가 야속했다. 집에 오고 싶은데, 그런 소리를 하니 말이다. 집에 가는 토요일은 수업이 안 될 정도로 들떠 있는데, 그런 잔소리가 듣기 싫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커피를 마셨다.

커피를 마시다 보니 아내와 딸이 도착했다. 동서울 터미널에 대한 추억을 되새기는 것은 이것으로 막을 내렸다. 동서울 터미널은 내 인생에 소중한 장소이다. 추억을 많이 간직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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