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블로그에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여러 가지 일로 회사도 바빴고, 집안일도 많아서 바쁘게 지내다 보니 며칠동안 블로그에 출근 도장도 찍지 못했다. 요즘은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도 많은데 일일이 방문하여 글을 읽기도 힘겹다. 블로그를 방문하더라도 아주 빠른 속도로 글을 읽고, 댓글도 아주 빠른 속도로 달아 버린다. 그래서 글을 쓰신 분들께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나의 글에 댓글을 달아 주신 분들께 일일이 답글을 달지 못해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런 미안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만회하려고, 내 생각에는 아주 정성을 들여 글을 쓰고 있는데, 읽어주시는 분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리고 블로글를 방문하지 않은 이유가 또 한 가지가 있었다. 바로 블로그에 대한 방황 때문이었다. 일종의 회의 또는 블로그에 대한 염증이라고나 할까? 블로그 기자단이 생기면서 나의 블로그에 대한 순수한 마음이 많이 혼탁해진 느낌이었다. 기자단에 글을 올리니까 자꾸 조회수에 눈길이 가고, 조회수를 늘리려는 욕심이 생겼다. 즉 처음에 의도했던 순수한 글쓰기에 대한 생각이 나도 모르게 상업화에 오염되어 갔다. 이것이 아니다 싶어 잠시 글을 쓰지 않았다. 아니 글을 쓰려고 해도 글이 나오지 않았다. 썼다 지웠다만 반복될 뿐 글이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작가도 아니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좀 우습지만 내 마음은 이렇게 흔들렸다. 마치 드라마 작가가 시청률을 의식해서 극본을 쓰듯 나도 그렇게 변해간다는 것이 너무 싫었다. 그런 것을 의식하다 보니 글이 잘 써지지도 않고, 머리만 혼탁해 졌다.
최근에 내가 좋아하던 블로그 지기님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 방황하던 차에 나도 이사를 가려고 짐을 싸기도 했었다. 다른 곳에 블로그를 개설해서 시험가동도 해 보았다. 그런데 내 블로그를 찾아오시는 분들이 눈에 아른거려 이사를 갈 수 없었다. 그리고 이 블로그의 환경이 익숙해서 그래도 편했다. 마치 고향의 부모님들이 고향을 떠나지 못하고 그곳에 안주하여 행복을 느끼는 것처럼 내 마음 또한 그러하였다. 그리고 그곳도 블로그는 비슷한 것 같아 당분간 이곳에서 조용히 지내기로 결정을 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보잘것없지만 삶을 되돌아보는 글을 쓰기로 작정을 했다. 누가 보든 안보든 나의 글에 충실하기로 마음을 다잡아 본다. 또한 나의 글이 내 인생의 나침반이 되어 내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다. 어쨌든 이사를 가려했던 마음이 가지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 통하기가 되어 있는 여러 지기님들께 죄송하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많이 바쁘지만 틈을 내어 여러 지기님들과 행복한 만남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 그래서 여러 가지 다양한 삶을 간접적으로 배우며 느끼고 싶다. 그리고 기쁜 일이 있으면 같이 기뻐하고, 슬픈 일이 생기면 같이 슬퍼해주는 그런 동네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사이버 공간이지만 현실 공간 못지않게 정을 나누는 공간이 되기를 희망한다. 잠시 동안의 방황을 접고, 좋은 글로 지기님들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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