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 이야기

휴가와 휴식(2)

행복한 까시 2006. 8. 7. 13:19
 

 이번 휴가는 부모들의 욕심인지는 몰라도 아이들에게 많은 경험을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 아이들이 얼마나 소화를 하는지 미지수이지만, 아이들도 즐기고 나와 나의 집사람도 즐기기 위해 가급적이면 체험 쪽으로 계획을 세웠다.

 

 

   8월 1일.........................

 

 아이들에게 세계 유명 건축물을 보여주고 싶어 부천에 있는 아인스월드에 다녀왔다. 날씨가 너무 더워 저녁나절에 갔는데, 다행이도 걱정했던 것보다 날씨가 그다지 덥지 않아서 수월하게 관람할 수가 있었다. 영국, 프랑스, 유럽, 서아시아, 러시아, 미국, 라틴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지역의 신비하고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나와 집사람은 열심히 보는데 딸들은 관심이 적은 것 같다. 그래도 마음을 비우고 아이들에게 이러한 건축물을 접해 보았다는데 의미를 두어야 할 것 같다. 아이들은 진지하게 보는 것 같지 않아도 나중에 보면 잘 기억해 내기도 한다. 세계의 유명한 건축물을 한자리에서 짧은 시간에 볼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는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모형이지만 비교적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아이들이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는 데는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8월 2일...........................

 

 서울 광화문에 있는 성곡 미술관에서는 어린이 동화 작가의 거장인 존 버닝햄 40주년 특별 전시회가 있었다. ‘나의 그림책 이야기’란 제목으로 전시회를 열었다. 사실 나는 존 버닝햄이 누구인지도 몰랐다. 집사람이 어디서 정보를 얻었는지 가자고 하였다. 존 버닝햄은 영국의 유명한 동화작가이다. 그림세계는 소탈하면서도 투박하지만 아이들의 순수한 세계를 잘 표현한 것 같다. 그림을 감상하면서 다시 한번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욕망을 느끼게 한다.


 본관 1층에서는 존버닝 햄의 삶과 그림 세계가 전시되어 있다. 벽에 글씨와 함께 그림이 전시되어 있어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2층에는 그의 동화 속 그림이 전시되어 있고, 입체적인 작품도 전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한켠에는 커다란 화면에 비디오를 틀어 주어 그림을 싫어하는 아이들이 흥미를 끌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별관에서는 작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 직접 책을 읽는다든지, 존 버닝햄 할아버지에게 그림을 그리고, 편지를 쓰는 등의 체험을 할 수 있었다.


 그림을 감상하면서 잠시 동심으로 돌아간 착각을 하였다. 그리고 존 버닝햄이 아이들을 배려하고 사랑했다는 사실을 그림을 통해 직접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인상이 깊었던 부분이 동화 같은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서 장식한 띠벽지 이다. 아이들 방에 이런 띠벽지를 붙여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전시회 장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아이들은 부모의 욕심 만큼 관심이 있지는 않다. 우리 아이들을 비롯하여 전시회에 온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의 욕심 때문에 온 느낌이 든다. 열심히 책을 읽는 아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건성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도 중요하지만 부모들이 이런 동화 같은 그림을 감상한다는 것도 색다른 체험인 것 같다.

 

 


 8월 3일............................


 일산 호수공원 내의 에어썸머 키즈랜드에 아이들을 데려갔다. 아이들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별로 기대를 하지 않고 입장을 했다. 그러나 막상 입장을 해 보니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아이들의 놀이기구도 제법 많았고, 놀이 기구에 바람을 넣어 만든 것이 대부분이어서 안전성도 마음에 들었다. 약간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곳에는 안전 요원이 배치되어 있었다. 아이들은 입장하자마자 입이 귀에 걸렸다. 우리 딸들과 조카 한 놈까지 세 놈들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뛰어 다닌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니 내 마음도 기분이 좋고 행복하다. 어쩌면 딱딱한 전시회 보다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을 찾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8월 4일...........................


 저녁을 먹고 일산 호수 공원 내에 있는 노래하는 분수를 찾았다. 좀 늦게 출발했더니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음악도 아름답고, 그 리듬에 맞추어 춤추는 분수는 더 아름답다. 아마도 분수는 컴퓨터 프로그램에 따라 작동하는 것 같다. 음악이 크게 나오면 분수의 물줄기가 강해지고, 약하게 나오면 물줄기가 약해진다. 거기에다 조명도 예쁘고 아름다웠다. 이런 것을 보니 우리나라도 시민의 문화를 위해 많이 배려한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춤추는 분수를 보며 우리가족의 눈과 귀는 즐거웠다.

 


 이렇게 해서 휴가가 모두 끝이 났다. 이제는 모두 일상의 생활로 돌아왔다. 아이들은 그동안 쉬었던 어린이 집과 학원으로, 아내는 집안일로, 나는 직장으로 말이다. 모두들 지루했던 일상의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 해소된 느낌이다. 자연을 찾는 것도 휴식이 되겠지만 도시 안에서도 마음막 먹으면 얼나든지 휴가와 휴식을 보낼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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