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 이야기

사람처럼 귀한 대접 받는 인형

행복한 까시 2007. 7. 14. 13:26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듯이 우리딸들도 인형에 대한 사랑이 각별합니다. 아마도 집에서 동물을 키우지 않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특히 큰놈보다도 작은 놈이 인형을 더 애틋하고 사랑스럽게 다루고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딸들 자는 모습을 보면 웃음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넓은 요대기 한켠에 인형을 모셔놓고 저는 한귀퉁이에서 꼬부리고 자고 있습니다. 자는 모습을 보면 인형이 상전인지, 딸아이가 상전인지 구분이 잘 가지 않습니다. 내가 보기에는 주객이 바뀐 것 같기도 합니다. 가끔 딸들이 재워 놓은 인형을 보면서 살이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때도 있습니다. 깨우면 일어나서 재롱도 피우고, 예쁜짓을 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오래전부터 인형을 재워 놓은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싶었는데, 오늘 시간이 생겨서 사진을 몇컷 찍어 보았습니다. 정성들여 인형 잠자리를 만들고 자는 모습을 보면 역시 아이들은 아이들 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작은 놈은 돈생이 없어서 인형에게 더 많은 사랑과 정성을 베풀고 있습니다.

 

 


 아침에 작은놈의 인형 사진을 찍는데, 큰놈은 자기 인형은 사진 안찍어 준다고 울었습니다. 동생 것 먼저 찍고 나중에 찍어 준다고 하니 괜히 심통을 부리고 웁니다. 그래서 나와 아내에게 호되게 야단을 맞았습니다. 아침을 먹으면서 아까 왜 울었냐고 물었더니 아무 말이 없습니다. 자기의 잘못을 인정해서 아무 말을 안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야기 해 봤자 본전도 못건진다는 생각에서인지 말을 하지 않습니다.

 

 

 


 오전에 영화 한편을 보여주고 나서 인형 사진찍어 줄까하고 물으니 찍어 달라고 합니다. 아마 영화를 보고 나서 기분이 좋아졌나봅니다. 아래 사진은 큰딸이 애지중지하는 인형들의 가족입니다. 매일 옷을 입혔다 벗겼다 하며 놀고 있습니다. 수건으로 망토도 해 입히고, 어떤때는 휴지로 기저귀도 만들어 채운답니다.

 

 


 생일때 가끔 한 개씩 사준 인형들이 제법 많습니다. 선물로 들어 온 것도 많구요. 바자회때 재활용하라고 보냈는데도 아직도 많이 굴러 다니고 있습니다. 딸들은 지금도 이런 인형들을 가지고 시간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게 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