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시 이야기

블로그를 하면서 느끼는 5단계 심리변화 과정

행복한 까시 2007. 7. 26. 10:39
 

 

# 블로그를 접하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블로그에 발을 들여 놓았다. 자료를 찾기 위해서 검색어 입력해서 읽다가 보면 어느새 블로그에 있는 자료를 읽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어떤 이들은 사람들이 블로그, 블로그 하니까 블로그가 뭔지 궁금해서 블로그를 찾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블로그를 접하게 되면 자주 와서 블로그의 글을 읽게 되었다. 글을 읽다가 보면 나와 맞는 취향의 사람들의 글을 자주 읽게 되고, 그 다음에는 정기적으로 읽게 되었다. 나 자신도 모르게 글의 매력에 취해 블로그를 접하는 나를 발견했다.

 

 이렇게 하다가 보니 나도 한번 블로그를 운영해 볼까 하는 심리가 발동하기 시작했다. 이런 경우 바로 실행에 옮기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자주 글을 올릴 수 있을까?” “매일 운영하려면 귀찮지 않겠어?” “난 그냥 조용히 살래” “아니야 남들도 다하는데 나라고 못할 것 없지” 하면서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고민을 하다가 블로그를 하려고 마음먹는다.

 

 

#블로그를 시작하다.


 모든 일이 마찬가지로 처음 글을 올리면 마음이 무척 설레인다. “누가 읽어 주기나 할까?” “누가 비웃지나 않을까?” “과연 내 글에 반응이 어떨까?” 하면서 한편으로는 뿌듯한 마음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내심 걱정스런 마음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드디어 독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반갑기가 그지 없다. 누가 방문해서 읽어 주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더군다나 어느분이 방문하여 댓글이라도 달아 주면 기분이 최고이다. 즉시 그분의 블로그를 한걸음에 방문하여 댓글을 달고,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나온다. 처음 글을 올리고 나면 마치 주식매니아들이 주식 시세표에서 눈을 떼지 못하듯 컴퓨터 모니터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서서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블로그에 빠져 든다.

 


#블로그가 발전해 간다.     


 블로그를 계속 운영하다가 보면 독자들도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블로그가 발전해 간다. 블로그를 키우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도 방문해 보고, 다른 사람들의 글쓰는 법이라든가, 블로그를 운영하는 노하우도 배우게 된다. 어쩌다가 글이 블로그 첫화면에 올라가면 또한번의 설레임과 흥분된 감정을 맛보게 된다. 그때도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방분자들이 순식간에 수십명씩 들어 온다. 이런 짜릿한 유혹 때문에 이 시기에는 의도적으로 글제목도 멋지게 써보려고 노력도 하고, 글도 잘쓰기 위해서 노력을 한다. 글을 쓰기 위해서 아이디어도 많이 찾고, 공부도 많이 하게 된다. 블로그가 어느정도 커지고, 더 이상 발전이 없을때, 그리고 블로그를 운영할 시간이 없어 힘들고 지치면 사람들은 블로그에 회의감을 갖는다.

 

 

 #블로그에 권태를 느끼다. 


  한동안 블로그에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여러 가지 일로 회사도 바빴고, 집안일도 많아서 바쁘게 지내다 보니 며칠동안 블로그에 출근 도장도 찍지 못했다. 요즘은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도 많은데 일일이 방문하여 글을 읽기도 힘겹다. 블로그를 방문하더라도 아주 빠른 속도로 글을 읽고, 댓글도 아주 빠른 속도로 달아 버린다. 


 그리고 블로그를 방문하지 않은 이유가 또 한 가지가 있었다. 바로 블로그에 대한 방황 때문이었다. 일종의 회의 또는 블로그에 대한 염증이라고나 할까?  블로그 기자단이 생기면서 나의 블로그에 대한 순수한 마음이 많이 혼탁해진 느낌이었다. 기자단에 글을 올리니까 자꾸 조회수에 눈길이 가고, 조회수를 늘리려는 욕심이 생겼다. 즉 처음에 의도했던 순수한 글쓰기에 대한 생각이 나도 모르게 상업화에 오염되어 갔다. 이것이 아니다 싶어 잠시 글을 쓰지 않았다. 아니 글을 쓰려고 해도 글이 나오지 않았다. 썼다 지웠다만 반복될 뿐 글이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작가도 아니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좀 우습지만 내 마음은 이렇게 흔들렸다. 마치 드라마 작가가 시청률을 의식해서 극본을 쓰듯 나도 그렇게 변해간다는 것이 너무 싫었다. 그런 것을 의식하다 보니 글이 잘 써지지도 않고, 머리만 혼탁해 졌다. 


  최근에 내가 좋아하던 블로그 지기님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 방황하던 차에 나도 이사를 가려고 짐을 싸기도 했었다. 다른 곳에 블로그를 개설해서 시험가동도 해 보았다. 그런데 내 블로그를 찾아오시는 분들이 눈에 아른거려 이사를 갈 수 없었다. 그리고 이 블로그의 환경이 익숙해서 그래도 편했다. 마치 고향의 부모님들이 고향을 떠나지 못하고 그곳에 안주하여 행복을 느끼는 것처럼 내 마음 또한 그러하였다. 그리고 그곳도 블로그는 비슷한 것 같아 당분간 이곳에서 조용히 지내기로 결정을 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보잘것없지만 삶을 되돌아보는 글을 쓰기로 작정을 했다. 누가 보든 안보든 나의 글에 충실하기로 마음을 다잡아 본다. 또한 나의 글이 내 인생의 나침반이 되어 내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다. 어쨌든 이사를 가려했던 마음이 가지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 통하기가 되어 있는 여러 지기님들께 죄송하게 생각한다.(블로그에 대해 방황 하던 시기에 쓴 글)

 

 

#블로그에 대해 해탈의 경지에 이르다.


 블로그를 계속 운영하다가 보면 해탈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해탈이란 용어가 좀 거창하기는 해도 아무튼 이 표현이 가장 적절한 것 같다. 이 경지에 이르면 모든 것이 편안하다. 방문하는 사람이 많아도 그만, 적어도 그다지 크게 신경이 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통하기가 되어 있는 분들이나 즐겨찾기를 설정해 놓고 자주 찾아주시는 분들은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모든 글 쓰는 사람들이 그렇듯 글을 읽어 주시는 모든 분들은 고마운 것이다.


 바쁘거나 마음이 심란할 때는 일주일이나 그 이상 글을 올리지 않아도 마음이 편한 상태가 된다. 그리고 글이 마구마구 생각날때는 자주 글을 쓰기도 한다. 그리고 좋은 글이 올라오면 찾아가서 편안하게 댓글을 달고, 친한 블로그님이 댓글을 달지 않아도 섭섭해 하지 않고, 이상한 댓글이 달려도 별로 마음 상하지 않고, 시간이 없을 때는 친한 블로그님의 글만 읽고 댓글 없이 살짝 도망쳐 나오기도 한다. 이렇게 누가 보든 보지 않든 나만의 스타일과 원칙이 있는 블로그를 운영하게 된다. 시간이 많으면 많은대로 적으면 적은대로 유연하게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 아주 오랜 시간은 아니지만 블로그를 운영하다가 보니 이제는 마음이 평화로운 상태로 글도 쓰고, 이웃 블로거님들과 어울리고 있는 것이다.     


'까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씁쓸한 여운을 남긴 광복절의 하루  (0) 2007.08.16
어린시절 아버지의 거짓 약속  (0) 2007.08.09
화투에 대한 추억  (0) 2007.04.27
회사를 떠나며  (0) 2007.04.24
회사가 매각된다.  (0) 2007.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