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철학

잔인한 언론들의 보도 행태

행복한 까시 2007. 8. 30. 18:00
 

 오늘 인터넷 뉴스를 보면서 많은 충격을 받았다. 가슴이 너무나 아팠다. 물론 사건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동영상을 보도 했다고는 하지만 너무 잔인한 보도였다고 생각된다.


 어제 북아현동 가구단지에서 화재사고가 일어났다.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한 청년이 화염이 휩싸여 있는 창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동영상이 보도 되었다. 가슴 아프게도 이 청년은 아버지를 구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 청년의 절박한 순간을 카메라에 담아 보도를 해야 하는지 의문이 간다.

 

 더 기가 막힌 사실은 기사제목에

  [단독] 화염 속에 부르짖는 ‘아버지! 아버지!’

이라고 적혀 있었다.

 무엇이 단독이란 말인가? 이런 기사를 단독이라고 자랑을 해야 한다는 말인가? 기사제목도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생사의 갈림길에 선 사람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이렇게 기사를 쓰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이 청년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이렇게 제목을 달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사건의 기사는 써야 한다. 기사를 좀 순화시켜 쓸 수는 없는가? 동영상을 갖고 있더라도 꼭 내보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기자라면 글로도 얼마든지 기사를 쓸 수 있다고 생각된다.


 며칠 전에 텔레비전에서 교대역 교통사고 현장도 보도를 했다. 너무 끔찍한 사고 장면이었다. 이 장면을 보고도 충격을 많이 받았다. 같이 보던 딸아이들도 많이 놀라는 표정 이었다. 이런 장면을 보도하는 언론이 너무 싫다. 왜 이런 장면을 내 보내서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지를 모르겠다.


 그리고 가끔 보도를 보면 사람들이 물에 빠진 장면을 그대로 여과 없이 보도하는 경우도 있다. 제발 이런 장면 좀 내보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것을 보면 너무나 가슴이 조마조마하고 눈물이 나올 것 같다. 꼭 이런 것을 보도해서 시청률이나 검색순위를 높이고 싶은지 모르겠다. 너무 상업화에 길들여진 언론들의 행태가 미울 뿐이다.


 지금도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이런 동영상이 수없이 돌아다닌다. 각 사이트에서 계속 퍼 날라서 수없이 많다. 언론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이렇게 생과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사람들의 동영상은 보도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런 동영상은 사람들이 보아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만 아프게 한다. 그리고 그 당사자나 가족들을 두 번 아프게 하는 짓이다. 꼭 보도하고 싶으면 글로 된 기사로만 보도 하였으면 한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장면이 보도 되지 않기를 언론들에게 간곡히 요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