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철학

우리들을 유혹하는 공짜 마케팅

행복한 까시 2007. 3. 19. 22:34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공짜마케팅의 유혹에 넘어가게 된다. 이 공짜라는 단어로부터 자유롭기가 참으로 어려운 것 같다. 나도 그 공짜 마케팅에 곤혹을 치룬 적이 몇 번 있었다. 회사에 일하다가 보면 이런 공짜마케팅을 빙자한 전화가 가끔 걸려온다. 대부분은 냉정하게 거절하지만 보통 다른 사람의 부탁을 칼로 무 자르듯 냉정하게 자르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에 이런 마케팅 수법에 당하는 지도 모르겠다.


 재작년부터 이런 마케팅에 세 번이나 당했다. 물론 물건을 사지 않았으니 손해를 보지는 않았지만, 제품 설명 듣느라 곤혹을 치렀다. 첫 번째는 어느 지자체에서 홍보를 온다고 했다. 홍보하는 조건으로 꿀을 선물로 주겠다는 것이었다. 우리 회사 사람들은 이런 홍보를 싫어한다고 핑계를 대며 거절을 했다. 그랬더니 한 사람만 들어와도 괜찮다고, 홍보내용만 들어 달라고 애원을 하였다. 아니 시간만 내 달라고 하였다. 하는 수 없이 근무시간에는 안 되고,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들르라고 하였다. 며칠 후 정말로 홍보 요원이 왔다. 지자체에서 나왔다고 하는 사람들이 건강식품을 홍보하러 나온 것이었다. 열심히 홍보를 하였지만 세 명 정도 설명을 듣는 사람들도 재미가 없었다. 그 사람들은 건강식품을 홍보하는데 열을 내었지만, 아무 호응도 반응도 없자 그리 썩 좋지 않은 기분으로 돌아갔다. 약속대로 설명을 들은 사람들에게 작은 꿀 한 병을 주고 돌아갔다. 나중에 꿀을 뜯어서 보니 가짜 꿀이었다. 꿀에다가 설탕 시럽을 섞은 것 같았다.


 두 번째도 어떤 지자체에서 관광홍보를 한다고 했다. 마침 섬에 가고 싶어서 물색하던 차에 섬에 대한 관광 홍보를 한다고 해서 마음이 끌렸다. 게다가 1일 숙박권까지 준다고 하였다. 그래서 또 설명을 듣기로 했다.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설명을 들었다. 듣고 보니 관광 홍보가 아니라 또 건강식품 판매였다. 또 속았구나 생각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다시는 이런 설명을 듣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다. 시간을 간신히 때우고, 1일 숙박권은 받았지만 섬에 가는 비용과 시간이 너무 많이 소비되어 그 숙박권은 아직도 책상 서랍 속에서 잠자고 있다.


 세 번째는 또 어이없게 당했다. 모 은행으로부터 아침 출근 시간에 은행 신상품 출시 기념으로 선물을 준다고 연락이 왔다. 시간은 5분이면 된다고 했다. 좀 꺼림직 하였지만 5분 투자하고 선물을 받으면 남는 장사일 것 같아  그렇게 하라고 했다. 약속대로 은행에서 나왔는데, 보험 적금 들라는 설명이었다. 또 당했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이미 때는 늦은 것이었다. 직원들이 아무 반응이 없자 나왔던 은행직원도 머쓱해 하며 돌아갔다. 선물은 아주 조잡한 중국산 돼지 저금통이었다.


 이것이 공짜 마케팅의 유혹으로 당한 세 가지 사건이었다. 다음은 아버지가 들려주시는 공짜 마케팅에 당한 이야기이다. 시골에는 봄가을로 단체 관광을 많이 다닌다. 한번은 설악산으로 관광을 갔는데, 관광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웬 아가씨가 차에 탑승을 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내리라고 하니까 할아버지들께 건강 차 한 잔 대접하겠다고 어디 좀 잠깐 들르자고 하더란다. 아버지가 싫다고 그냥 빨리 가자고 했으나 같이 간 사람들이 차 한 잔  마시자고 해서 그곳으로 드렸다고 한다. 그곳에 들어가니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곳인데, 공짜 차 한 잔으로 유혹해서 아주 비싼 건강식품을 팔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순진한 시골 사람들이 차 한 잔의 유혹에 빠져 그 비싼 건강식품을 샀다고 안타까워 하셨다.


 다음에는 아버지가 사시는 이웃 동네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동네사람들을 공짜로 여행시켜 준다고 해서 모집을 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신이 나서 공짜 여행을 나섰다고 한다. 아마 그곳도 무슨 식품을 판매하는 그런 곳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하나도 구입을 하지 않으니까 동네사람들을 싣고 간 관광차가 어르신들을 버려두고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한다. 그래서 시골 어르신들이 집에 찾아오느라 많은 고생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려 주셨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당하는 것이 공짜 마케팅인 것 같다. 누구나 공짜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하여 마케팅을 하는 것이다. 당하지 않아야지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은근 슬쩍 당하는 것이 또한 공짜 마케팅인 것 같다.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쉽게 얻는 것에는 허점과 함정이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공짜 마케팅의 유형도 여러 가지가 더 있다. 따라서 공짜로 무엇을 준다고 하면 한번쯤 깊이 생각해 보고 따져보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물론 따져 물어도 교묘하게 피해가지만 말이다. 오늘도 이런 마케팅은 우리들을 공략하려고 호시탐탐 노릴 것이다. 사람들이 이런 유형의 마케팅에 넘어가지 않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