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수필

주말에 일어난 평범한 일상들

행복한 까시 2008. 5. 25. 13:57
 

 주말이나 휴일이 되면 매주 같은 일상이라도 조금씩 다른 형태로 다가온다. 늘 있는 일이라도 조금만 세심하게 살펴보면 다른 일상인 것이다. 계절의 변화도 그렇고, 내 안의 마음가짐이나 내면의 느낌도 조금씩 다르게 비쳐지는 것이 우리네 일상사인 것이다.               


 

  # 치아 교정


 한달에 한 번씩 치과에 간다. 예전에는 치과에 가는 것이 다른 어떤 병원 가는 것보다 싫었는데, 요즘은 자주 다니다 보니 이골이 났다. 사람은 적응하는데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난 것 같다. 지금은 그런대로 치과에 가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한 번씩 갈 때마다 치아가 점점 고르게 배열되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제는 치아의 배열이 거의 고르게 잡혀 마음 놓고 웃을 수 있는 정도까지 되었다. 그동안 치아에 대해서 체념하고 살았는데, 치아 교정을 하니 자신감이 더 생기는 것 같다.


 가끔 거울을 보면서 치아를 구석구석 살펴보는 버릇이 생겼다. 그리고 양치질 할 때에도 치아를 많이 살핀다. 그만큼 자신감이 생겼다는 증거이다. 예전에는 볼품없는 치아 때문에 거울을 일부러 피했다. 보기가 싫어진 것이다. 그래서 예쁜 여자들이 자기만족을 느끼기 위해 거울을 더 많이 보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치아교정은 고통스럽지만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기분이 좋다. 담당 의사도 매우 빠른 속도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치료 중에 말해 주었다.

 

 

  # 토요일 출근

 

 토요일은 원래 쉬는 날이다. 요즘은 일이 많아 출근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늦은 시각 출근길에 오르니 매일 가는 출근길도 새롭다. 해가 머리위에서 비치는 때에 출근을 하니 꼭 지각생 느낌이다. 출근 하면서 보니 다른 회사들의 주차장에도 차가 가득 차 있다. 꼭 내가 출근을 해야 다른 사람들도 토요일에 출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사람은 그만큼 간사한 것이다. 내가 토요일에 놀면 세상 사람들 모두가 노는 것 같이 느껴지고, 내가 일하면 다른 사람들도 다 일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회사에 도착하니 동료 직원들이 출근해서 일하고 있다. 같이 일하는 팀원들이 참 고맙게 느껴진다. 토요일에도 아무 말 없이 나와서 일해주니 말이다. 그리 많은 월급을 받는 것도 아닌데, 휴일도 급한 일이 있으면 나와서 묵묵히 일을 하니 말이다. 이런 직원들을 보면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직원들과 함께 일하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본다. 내 주위에는 내 일을 방해하는 사람보다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들이 많으니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이다. 잠깐 급한 일만 처리하고 오려고 했는데, 일을 하다가 보니 오후가 다 지나가 버렸다.  

 

 

  # 머리 커트


 한달에 한 번씩 머리를 자른다. 머리는 왜 이리 잘 자라는지 모르겠다. 머리를 자르고 나면 금세 덥수룩해진다. 예전에는 머리 자르는 것을 이발이라고 했는데, 미용실에서는 커트라고 외래어를 쓴다. 외래어를 쓰는 것이 멋있어서 그러는지, 아니면 미용사들이 외국에서 공부를 해서 그러는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아무튼 요즘은 머리 깎는 것이 커트라는 용어로 불려지고 있다.


 머리를 자르기 위해 집을 나섰다. 벌써 집 주변에는 장미꽃이 빨갛게 피어 있다. 벌써 장미가 피는 계절인가 하며 계절을 따져 본다. 몸에는 벌써 더운 기운이 느껴진다. 이 더운 기운이 느껴지는 것을 보면 장미가 피는 계절이 분명하다. 빨간색이 장미꽃이 핀 담장을 따라 걷는다.


 아직은 동네가 낯설다. 늘 밤중에 퇴근하다가 보니 동네의 풍경이 눈에 익지 않은 탓이기도 하다. 그리고 매일 차로만 이동하다가 걸어서 가니 더욱 낯선 것이다. 길가에는 벌써 노점상이 진을 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노점상들은 더 많이 늘어났다. 채소, 과일, 튀김, 잡화, 의류까지 노점의 취급 품목도 다양하다. 그중 채소를 파는 할머니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아침을 못 드셨는지, 아니면 새참을 드시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우유에 시리얼을 타서 드시고 있다. 길거리에서 음식을 드시는 모습이 참으로 안쓰럽게 느껴지며, 내 뇌리에 강하게 남는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미용실은 한가하다. 저번에 한번 와 봤는데, 머리를 잘 깎는 것 같다. 머리를 잘 깎는 사람은 가위질을 잘 한다. 내가 미용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가위질 할 때 손놀림을 유심히 본다. 가위와 손이 한 몸이 되어 가위질을 하는 사람이 커트를 잘 하는 사람이다. 이런 미용사는 머리도 빠른 속도로 깎고, 멋지게 깎아 준다. 겉으로는 멋을 안내는 것 같은 사람들도 머리에는 유난히 예민한 사람들이 많다. 나도 그런 사람 중의 한 부류이다. 그래서 한 번 마음에 들게 머리를 커트해 주는 사람을 만나면 단골이 되어 한 사람만 고집하며 머리를 자른다. 비교적 머리 손질이 잘 되었다. 머리를 자르니 상쾌하고 기분전환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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