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수필

폭설에 대한 사람들의 여러 가지 생각들

행복한 까시 2010. 3. 10. 13:40

 눈이 많이 내렸다. 눈 내린 풍경이 포근하다. 출근길에 보이는 가로수와 야산의 나무들은 실로 장관이었다. 마치 대관령 산속에 묻혀있는 느낌이다. 이렇게 도심의 한복판에서도 눈의 정취를 맘껏 누릴 수 있다는 것이 경이롭다. 내 눈은 즐겁지만 나무들은 괴로운 표정들이다. 모두 쌓인 눈이 무거워 가지들을 늘어뜨리고 있다. 치워주고 싶지만 너무 높은 곳이라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올해는 유난히 눈이 잦았다. 누군가가 눈과 비에 대해서 평을 한 것이 생각난다. 눈은 내릴 때 낭만적이고, 멋있고, 깨끗해서 세상의 모든 더러운 것을 일시적으로 감추어 주지만 눈이 녹을 때는 추하고, 더럽다. 반면에 비는 내릴 때는 칙칙하며, 때론 비도 낭만적일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 내리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비가 그치고 햇빛이 비칠 때 그 깨끗함과 영롱함은 눈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이렇듯 각자의 장단점이 있지만 아무튼 눈은 사람들의 마음을 푸근하고 즐겁게 해주는 기상 현상이다. 

 

 눈은 출근 하는 사람들에게는 불청객이다. 출근길이 어렵다. 우선 자동차에 쌓인 눈을 치워야 한다. 1초가 아까운 바쁜 아침 출근 시간에 자동차에 눈을 치우는 것도 힘든 일이다. 자동차를 끌고 나서도 막힌 도로와 위험한 도로가 걱정된다. 차를 두고 나와도 그리 출근길이 호락호락 하지 않다. 버스 타기도 힘들고, 지하철 타기도 힘든 것이다. 아무튼 눈이 온 날의 출근길은 힘들기만 하다.

 

 폭설은 농민들에게도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다. 특히 하우스를 망가뜨리는 주범이다. 하우스가 망가지면 그 자체로도 손해가 많고, 농작물이 피해를 입는다. 하우스가 망가지지 않더라도 일조량에 영향을 주어 농작물의 생육을 방해 한다고 한다. 요새 계속된 비로 일조량이 모자라 피해가 심각하다고 한다. 아침에 눈을 보니 농민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피해가 적었으면 하는 바램뿐이다.

 

 

 이번에는 기상대에서 정확히 예보를 한 것 같다. 예보가 틀리면 기상대에 항의를 많이 하는 것 같다. 눈이 온다고 예보했는데, 오지 않아도 항의하고, 눈이 오지 않는다고 예보 했는데, 눈이 와도 항의를 한다. 오늘 아침에는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

 

 눈이 와서 즐거운 사람들도 있다. 휴교하는 학생들도 즐거울 것이다. 눈이 와서 출근길은 힘든데, 텔레비전에서는 낭만적인 눈 풍경도 보도를 한다. 이런 모습을 보니 사람들은 같은 눈을 가지고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한다는 것을 느낀다. 내 입장에서만 생각을 하는 것이다. 

 

 내린 눈을 바라보고 있다. 남극이나 북극 한가운데 와 있는 느낌이다. 온 세상이 그야말로 눈 천지다. 출근하면서 세상이 오늘 눈과 같이 맑고 깨끗해 졌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 본다. 

 

 물론 눈 때문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사고를 당한 사람들, 재산 손실을 입은 사람들, 물류 차질을 빚은 사람들, 업무에 지장을 초래한 사람들 등 많은 사연이 있을 것이다. 빨리 눈이 녹고, 제거되어 모든 시민들의 일상에 불편과 피해를 받지 않고, 피해 입은 사람들의 상처가 빨리 치유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