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수필

4월은 아름다운 달이다.

행복한 까시 2010. 4. 2. 07:00

 4월이 되었다. 이상 기온이라 날씨는 아직 이른 봄 같다. 살을 파고드는 싸늘한 공기가 어색하기만 하다. 새싹들도 나오기는 했지만 추운 날씨 때문에 움츠리고 있다. 빨리 날씨가 따뜻해져 사람들도 어깨를 펴고, 새싹들도 활기가 넘쳤으면 좋겠다.

 

사월을 알리는 전령사는 개나리꽃과 진달래 이다. 길가에 핀 노란 개나리꽃과 산속에 피어나는 진달래를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 꽃들은 색깔이 고와서. 마치 어린애들의 마음을 느끼게 하는 색감이다. 이 꽃들을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다.

 

 시월에 단풍이 있다면 사월에는 연두색으로 빛나는 새싹들이 있다. 사월에 먼 산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우리 모두가 산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다. 산속에 벚꽃, 개복숭아꽃, 개살구꽃 등의 꽃들과 어우러진 연두 빛의 산은 말로 표현이 어려울 정도로 아름답다. 게다가 갖가지 나무들의 새싹은 각종 무늬를 만들어 낸다. 연두색도 노란색에 가까운 연두색에서 진한 녹색의 연두 빛까지 갖가지 나무들이 특성이나 개성을 내세워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사월은 나물의 계절이다. 노래에도 있듯이 달래, 냉이, 씀바귀, 홋잎 등등의 갖가지 나물이 아낙네들을 밖으로 불러내는 계절이다. 나물을 캐러 간다는 핑계로 봄나들이를 할 수 있는 계절이다. 나물을 캐며 봄 향기에 취할 수 있는 계절인 것이다. 나물의 향기만 생각해도 군침이 돈다. 달래 된장국, 냉이국, 씀바귀 무침, 홋잎 무침 등은 겨우내 잃어 버렸던 입맛을 되찾게 해 준다.

 

 또한 사월은 농부가 파종하는 계절이다. 어찌 보면 일 년 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달인지도 모르겠다. 벼농사의 기본인 못자리를 설치해야 하고, 감자, 깨, 콩 등의 밭작물의 씨앗을 넣어야 한다. 이 때문에 농부들은 쉴새없이 바쁜 계절이다. 여기에 반가운 봄비라도 내리면 농부들은 더욱 분주해 진다.

 

 이처럼 활기 있고 아름다운 사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말한 사람은 누구인가?.

 이 유래는 T.S 엘리엇(Eliot)의 시 '황무지'(The Waste Land : 1922년작)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그 시인의 심경을 노래한 것인데,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처지를 비관할 때 종종 인용하기도 한다. 왜 잔인한 일이 사월에만 일어나는가? 오월에도, 유월에도, 칠월에도 일어난다. 이 고정관념이 사월을 잔인달이라고 만들어 놓은 것 같다.

 

 아무튼 사월은 자연이 사람들을 유혹하는 달이다. 자연의 유혹에 빠져 흠뻑 취해보고 싶은 달이다. 그래서 사월이 되면 사람들은 산으로 들로 나간다. 자연에 취해보려고 말이다. 그래서 주말이면 도로는 자동차로 몸살을 앓는다. 모두 봄을 느끼기 위해 길을 나서는 것이다.

 

 다음 주말이면 새싹도 많이 나오고, 벚꽃도 필 것이다. 주말에는 메마른 도시를 벗어나 자연을 음미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자연의 넓고 넓은 마음을 배우고, 자연이 베풀어주는 봄 향기와 자연이 그려 놓은 멋진 풍경화를 마음에 담아 오는 것도 행복한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