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수필

밥먹는 속도가 느린 사람은 식사시간이 괴롭다.

행복한 까시 2010. 5. 10. 19:06

 

 사람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매일 반복되는 일이지만 밥을 먹기 위해 줄을 선다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줄을 선 모습이 그리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먹기 위해서 줄을 설 때면 서글픈 생각이 든다. 즐거운 식사 시간에 왜 서글픈 생각이 드는지 나도 모르겠다. 서글픔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생각이 나지 않지만 밥을 먹기 위해 줄을 선다는 것은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다.

 

 우리 회사는 구내식당을 이용한다. 사람들은 구내식당에서 먹는 밥을 ‘짬밥’이라고 한다. 아마도 군대에서 나온 용어인 듯하다. 식판에다 밥을 배식해서 먹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어차피 회사 생활도 갇혀서 생활하는 것이 비슷해서 그런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 짬밥 이야기가 나왔으니 군대도 짬밥 순이지만 회사에서도 짬밥 순이다. 먹은 짬밥의 그릇 수에 비례해서 고참 행세를 하는 것이다.


 그래도 짬밥을 먹을 때 편한 것은 메뉴 걱정을 안 해도 된다는 것이다. 매일 짜 놓은 식단에 의해 주는 대로 먹으니 골치가 아프지 않고 편하다. 점심시간 마다 뭘 먹어야 하는가를 두고 고민하는 것도 직장인들의 스트레스이다. 


 식판에 밥과 반찬, 국을 담아서 자리에 앉는다. 어떤 사람은 기도를 하고 밥을 먹고, 어떤 사람들은 그냥 밥을 먹기 시작한다. 밥을 먹는 모습을 보면 밥 먹기 대회에 나온 사람들 같다. 쉬지 않고 밥과 반찬, 국이 입으로 옮겨진다. 여유라고는 하나도 없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밥 먹기 경쟁에 뛰어든다. 다른 사람들과 보조를 맞추려면 어쩔 도리가 없다. 생각은 천천히 먹어야지 하는데, 행동은 급하게 먹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 밥 먹는 것 보면 정말 급하다. 5분에서 10분이면 거의 다 먹는다. 특히 대부분의 남자들은 밥 먹는 속도가 빠르다. 아마도 군대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라디오 방송에서 들었는데, 밥 먹는 속도와 국가 경제 발전과 비례한다고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밥을 빨리 먹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밥을 빨리 먹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위에 부담도 주고, 건강에는 별로 좋지 않다고 한다.


 나는 밥을 느리게 먹는 편이다. 식당에 맨 먼저 가서 가장 늦게 나오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밥을 빨리 먹지 못하겠다. 아마도 위에서 밥을 빨리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양이다. 밥을 늦게 먹기 때문에 즐거운 점심시간이 괴롭다. 다른 사람들과 보조를 맞추어 밥을 먹는다는 것이 힘든 것이다. 급하게 밥을 먹고 나면 속이 더부룩하다. 헛배가 부른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운동을 한 것처럼 숨이 가쁘다. 아마도 밥을 느린 속도로 먹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상황을 이해할 것이다. 


 유럽 사람들이 부럽다. 밥을 여유 있게 먹는 것이 부러운 것이다. 이야기도 하며, 즐기면서 밥을 먹는다. 우리에게도 그런 여유가 필요하다. 밥을 먹으며 이야기꽃도 피우고, 즐기면서 밥을 먹었으면 좋을 것 같다.


 먹는 것은 중요한 것이다. 내 개인적으로도 먹는 것을 중요시 여긴다. 먹는 것은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천천히 꼭꼭 씹어 먹어야 소화도 잘 되고, 건강에 좋다고 한다. 급하게 먹고 시간을 절약하는 것도 좋지만, 먹는 것도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가끔 농담조로 이런 이야기를 한다.

 

 “우리가 일하는 것도 다 먹자고 하는 것 아닌가?”

 우리가 직장에 나와서 돈을 버는 이유도 궁극적으로는 먹고 살기 위해서 이다. 그 만큼 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 이다. 사람들이 점심이든 저녁이든 여유로운 가운데 식사를 했으면 한다. 밥을 빨리 먹지 못하는 사람들도 배려해 가며 천천히 먹었으면 좋겠다. 이야기도 해 가며 천천히 밥을 먹고, 보다 여유로운 점심시간을 보내는 것이 여러 사람들의 건강을 위하는 길이라 생각해 본다. 오늘 점심에는 좀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동료들과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하는 것을 시도해 보는 것도 멋진 하루를 보내는 방법 중의 하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