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 이야기

작은딸의 집요한 생일 선물 요구 작전

행복한 까시 2010. 6. 12. 10:42

 

 며칠 전 작은딸의 생일이 지나갔다.

생일 선물을 사려고 고민하다가 작은 딸에게 물어 보았다.

 “ 야 아빠가 선물 사려고 하는데, 아이디어가 없다. 혹시 갖고 싶은 것 있니?”


 잠시 생각하더니 생일 선물을 사오지 말라고 한다.

마트에 가서 마음에 드는 것을 직접 고른다고 한다. 그래도 못미더운지 출근하는 나를 붙잡고 당부를 한다.

 

 “아빠 생일 선물 사오지 마세요. 알았죠?

   아빠 마음대로 사오지 마세요. 꼭요.

   마트에 가서 싸고 작은 것이면 두 개 사주고,

   비싸고 큰 것이면 하나 사주세요.

   작은 것이라도 비싸면 하나만 살께요.”


 무엇을 사려는지 작은 딸이 직접 고르겠다는 것이다. 조금은 큰 것 같다. 어릴 적에는 사다주는 대로 좋아하며 받더니 이제는 머리가 조금 컸다고 마음대로 하려고 한다. 일주일 내내 마트에 언제 가냐고 조른다. 주말에 가겠다고 했더니 주말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작은 딸이 기다리던 토요일 아침이 되었다. 토요일 아침은 일주일의 피로가 쌓여 일찍 일어나지 못한다. 어제 저녁부터 긴장이 풀려서 인지 피로가 몰려 왔기 때문이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 보니 작은 딸이 보이는 곳곳에 포스트잇을 붙여 놓았다. 엄마 아빠가 말로 해도 들은 척을 하지 않으니 포스트잇으로 엄마 아빠의 동선마다 붙여 놓았다


 “오늘 꼭 롯대마트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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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방 방문, 장롱, 정수기, 식탁 위, 화장실 문, 각 방문에 붙여 놓았다. 결국은 딸에게 항복을 하고 마트에 가기로 하였다. 마트에 가서 무슨 선물을 고를지 기대가 된다. 작은 딸의 성격상 기상천외한 것을 고를 것이다.


 아침 먹고 영어 공부를 하라고 하니 건성으로 공부를 한다. 마트에 가는 것이 급해서 영어 공부가 머리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작은 딸의 머리 속에는 마트에 가서 생일 선물 고르는 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아직도 작은 딸은 어떤 선물을 고를 것이지 알려주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