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수필

알약 하나로 아침을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아내

행복한 까시 2010. 6. 28. 13:05

 

 일요일 아침이다. 일요일이란 마음껏 잘 수 있어서 좋은 날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은 어른들이나 아이들 모두 괴로운 것이다. 일주일 동안의 피로가 몰려와 눈이 떠지지도 않는다. 게다가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온몸이 무겁기만 하다. 눈을 떴지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침대 위에서 그냥 멍하니 누워 있다. 아이들도 아직 기척이 없다. 곤히 자는 모양이다.


 잠시 후 아내가 눈을 떴다. 아내도 또한 피곤 한가 보다. 선뜻 자리를 차고 일어나지 못한다. 그러더니 한마디를 던진다.

  “누가 커피 한 잔 타 줬으면 좋겠다.”

  “알약 같은 것 하나로 아침을 해결 했으면 좋겠다. 누가 그런 것 좀 개발 좀 안하나?”


 어지간히 피곤한가 보다. 아내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을 보면 말이다. 이것은 세상 모든 아내들이 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얼마나 간편하고 좋은가? 알약 하나만 먹으면 아침이 해결되는 세상. 꿈같은 세상이다. 지금 이런 알약을 개발하고 있을 것이다. 아니 이미 개발 되었는지도 모른다. 단지 상용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발 되었다고 해도 그리 상용화가 쉬울 것 같지는 않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먹는 즐거움도 큰 것이다. 그 즐거움 대신 알약 하나로는 좀 부족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 먹자고 하는 일인데, 먹는 즐거움 대신 알약 하나로 해결 한다면 삶이 너무 단조로울 것 같다. 알약으로 끼니를 해결 한다면 회사 사장님은 좋아할 것이다. 점심시간도 없어질 것이다. 회사에서 유일한 휴식시간이 바로 점심시간이다. 알약으로 해결 한다면 점심시간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생각만 해도 끔직한 일이다.


 요즘은 예전보다 여성들의 요리하는 것이 많이 줄어들었다. 예전에는 요리를 하려면 밭에 가서 채소를 뽑아서 요리를 하였다. 예를 들어 닭고기를 먹고 싶으면 닭을 잡는 것부터 시작하였다. 모든 요리의 출발점은 정말 자연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단계가 많이 줄어들었다. 반제품 정도 까지는 온 것이다. 닭도 잡아서 깨끗이 손질하고, 토막을 내어 그대로 냄비에 넣고 끓이기만 하는 정도가 되었다. 양념도 배합해서 팔고 있다. 아니면 통닭집에 전화하면 요리가 되어서 배달도 된다. 음식이 많은 진화를 한 것이다. 앞으로 더 진화를 할 것이다. 


 아무리 요리과정이 단순화 되었어도 요리는 힘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요리는 복잡한 것이 많다. 소스도 복잡하고, 준비 과정도 너무 복잡하다. 문화 수준이 높아서 그런 것 같다. 음식을 해서 먹고 나서도 치울 것이 많다. 설거지 과정도 복잡한 것이다. 이런 절차 때문에 아내들이 요리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다.

         

 어쩌다가 땀을 뻘뻘 흘리며 요리하는 아내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본다. 가끔은 알약으로 한 끼를 해결 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한다. 그런데 이런 알약이 상용화 된다면 처음에는 아주 가끔 이 약을 이용하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간격이 좁혀져 매일 먹을까봐 겁이 난다. 세상의 아내들은 분명 처음에는 가끔 주다가 시간이 지나면 편한 것에 익숙해져 매일 줄 것이다. 이런 두려움 때문에 알약이 개발되는 것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