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수필

연말, 나이 먹는 것이 거슬린다.

행복한 까시 2010. 12. 1. 07:00

 

 12월의 첫날이다.

어제까지는 11월 이었는데, 오늘이 12월이라고 생각하니 느낌이 새롭다. 하루차이 가지고 뭐 그리 호들갑이냐고 하겠지만, 아무튼 기분이 묘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광고 카피가 있다. 그 광고 카피는 나이든 사람을 위로하는 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보면 날짜 또한 인간들이 만들어낸 숫자에 불과한지도 모르겠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이다.

하지만 숫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리 기분 좋은 것이 아니다. 이제 나이를 먹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러나 희망사항일 뿐이다. 나이는 들어가도 젊게 사는 법을 궁리해야 할 듯 싶다.

 

 며칠전 아내가 12월 달력을 보면서 말을 했다.

 

 "아휴, 한살 또 먹네. 이제는 나이좀 안먹었으면 좋겠다."

 

 이 말을 들은 작은 딸이 한마디 한다.

 

 "엄마, 그러면 떡국 안 먹으면 돼요. 떡국 안 먹으면 나이 안 먹어요."

 

 작은 딸의 한마디에 온가족이 웃었다.

 

 늘어나는 나이는 줄일 수도 바꿀 수도 없다.

몇 년 전에 돈이 아주 많은 분이 나에게 이야기를 했다. 돈을 아주 많이 줄 테니 자신과 젊음을 바꾸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다. 나는 싫다고 했다.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이긴 하다. 하지만 나이가 많이 드신 분은 젊음이 부럽고 절실하게 소중한 것이다.

 

 아침마다 거울을 본다.

흰머리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얼굴에는 탄력도 떨어지고, 잔주름도 제법 늘었다. 어떤 때는 변해버린 내 모습에 놀라기도 한다. 앞으로 점점 더 그렇게 변해갈 것이다. 노화가 점점 가속화 되어 진행되는 느낌이다. 요즘 들어서는 젊은 신입 사원들이 슬슬 부러워 진다. 예전에는 별로 느끼지 못했는데, 요즘들어 부쩍 그런 느낌을 갖는다. 아마 이것이 나이든다는 증거인가 보다.

 

 올 한해도 이제 한달이 남았다.

한해 마무리 하고, 내년 계획 정리하다가 보면 금방 한달이 지나갈 것이다. 가는 해가 아쉽기만 하다. 나이를 한살 더 먹는다는 것이 마음을 쓸쓸하게 한다. 어린시절에는 빨리 나이를 먹어서 어른 흉내내고 싶었는데, 지금은 반대 입장이 되어 버린 것이다.

 

 나이 먹는 다는 것이 괴롭다.

하지만 괴롭다고 한탄만 해서는 안 될것 같다. 나이를 먹어도 젊은 사람처럼 활기차게 살고, 또 어떻게 하면 인생을 풍요롭게 살 것이가에 대해 진지하게 돌아 볼 필요도 있다. 그리고 노후에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도 다시 한번 점검해 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