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수필

남자가 갖추어야 할 것들이 많은 세상

행복한 까시 2011. 1. 25. 07:30

 

 드라마를 가끔 본다.

잘생긴 남자들만 나온다. 얼굴도 조각 같고, 몸매 또한 잘났다. 근육질의 몸매를 들어낸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유머에 애교까지 갖췄다. 게다가 돈도 많다. 커다란 저택은 기본이고, 부와 명예까지 가지고 있다. 운동도 잘 하고, 매너도 좋다. 음식솜씨도 좋아 여자들에게 직접 요리를 해 준다.


 이런 드라마 때문에 피곤한 것은 남자들이다.

어제 텔레비전을 보다가 아내에게 말했다.


“요즘 남자들은 유머가 있어야 하는데, 난 유머가 너무 없지?”

“당신은 유머만 없는 게 아니라 없는 게 너무 많아요.”


 충격이다. 없는 게 많단다. 사실 없는 것이 너무도 많다.


 요즘 남자는 유머가 있어야 한다.

유머가 있어야 여자들을 웃길 수 있다. 여자들을 즐겁게 해주어야 멋진 남자의 축에 드는 것이다. 요즘은 예전처럼 점잔을 빼면 안 된다. 한마디로 예능감이 있어야 한단다. 남자의 한마디로 여자가 빵 터지게 웃길 수 있어야 한단다. 그래야 어색한 분위기도 풀리고, 분위기도 이끌 수 있다고 한다.


 비주얼이 있어야 한다.

잘생긴 얼굴, 모델 같은 몸매, 멋진 헤어스타일과 패션 감각까지 있어야 한단다. 텔레비전이 여성들의 눈높이를 높여 놓아서 웬만한 스타일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여성들의 마음에 들려면 외모에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고 한다.


 재력과 능력이 있어야 한다.

집도 있어야 하고, 좋은 차도 있어야 한다. 여자를 만났을 때 고급스러운 음식도 사주어야 한다. 그냥 재력만 있어서도 안 된다. 학벌과 능력까지 있어야 한다. 개인 사업을 하던 회사에 다니던 능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명함을 내밀었을 때 남들이 감탄할 정도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매너가 있어야 한다.

차문을 열어주는 것, 여자가 앉을 때 의자를 빼주는 것, 데이트 한 후 집까지 바래다주는 것, 가방 들어 주는 것 등은 아주 기본 적인 매너이다. 이것보다 더 섬세한 매너를 요구하고 있다.


 요리를 잘 해야 한다.

최근 들어 생긴 유행이다. 얼마 전부터 요리하는 남자가 텔레비전에 등장했다. 요즘은 드라마마다 나온다. 요리를 잘하는 남자가 훈남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는 요리를 잘 하는 것도 남자들이 갖추어야 할 조건인 것 같다. 요리 몇 가지는 할 줄 알아야 남자의 자격이 되는 것이다.

 

 생각해 보니 난 갖춘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유머도 없고, 재력도 없고, 외모도 별로고, 매너도 별로고, 요리도 잘 못한다. 요즘 남자들이 갖추어야 할 것을 하나도 갖지 못했다. 그래도 기죽지 않는다. 드라마에 나오는 완벽한 남자는 별로 없으니 말이다. 모두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이 세상에는 대부분이다. 그래서 기죽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요즘 텔레비전의 드라마에서는 남자들이 볼거리이다.

여자들에게 남자 주인공은 눈요기 감이다. 외모, 재력, 매너, 유머, 요리 등 모든 자격을 완벽하게 갖춘 남자들에게 여자들은 열광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남자들은 드라마에만 있다. 현실 세계에는 이런 남자들이 드물다. 그래서 여자들은 대리 만족을 위해 드라마에 열광하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