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수필

한해가 저물어 갈 때 생각나는 것들

행복한 까시 2010. 12. 30. 08:47

 

 올해도 이제 하루가 남았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이맘때가 되면 아쉬움이 남는다. 매년 연말을 뿌듯하게 맞이한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타고난 천성이 낙천주의자가 아니라서 그런 것 같다. 좋은 일도 많았지만, 꼭 안 좋은 일만 끄집어 내어 생각하게 된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보면 연말이 그리 밝지는 않다.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 해도 후회되는 일들을 먼저 떠올리는 것이 인간의 마음인 것 같다. 한편으로는 이런 아쉬움이 내년을 발전적으로 맞이할 수 있다고 마음에 위안을 삼기도 한다.

 

 후회되는 일들이 참 많다.

시간을 아끼지 않았던 일들, 게으름을 많이 피웠던 일들, 나는 할 수 없다고 미리 포기한 많은 일들, 포기한 일들에 대해 합리화 시킨 것들, 자기 계발에 소홀히 한 일 등 오만가지 후회가 밀려 온다. 새해에는 이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또 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아이들처럼 늘 다짐하고 후회하는 일상이 반복되는 것이다. 얼마나 더 노력하고, 열심히 살아야 후회가 없을지 생각해 보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내가 욕심이 너무 많아서 만족을 못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뒤돌아 보게 된다.

 

 한 살 더 먹는다는 것에 대해 부담이 된다.

언제부터인가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이 즐겁지 않았다. 아직 살 날이 많은데도 한 살, 한 살 나이가 늘어 간다는 것에 대해 부담이 된다. 회사에서도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거의 없다. 바꾸어 말하면 일할 수 있는 기간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회사에서 오래 살아남으려면 더 발버둥을 쳐야 한다. 이런 내 자신이 긍적적으로 보면 멋지게 보이지만, 부정적인 관점에서 보면 생활력 강한 억척스러운 아줌마처럼 처절하게 보여질지도 모를 일이다. 요즘은 멋지게 나이 먹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한다. 나이 먹는 것을 두려워 하기 보다는 나이에 걸맞게 멋지게 나이를 먹고 싶은 것이다.

 

 연말이면 좋은 것도 많다.

한해를 정리한다는 것이다. 일년 중 좋지 않은 일들을 모두 정리해서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좋지 않은 기억들을 세월 저편으로 묻어 버리고, 새출발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해가 바뀌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생각을 하면 가슴이 설렌다. 새해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사람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이다.

 

 해가 바뀌면서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다.

늘상 바쁘다는 핑계로 이 한 몸 돌아볼 시간이 없다. 시간이 없다기 보다는 마음에 여우가 없는 것이다. 그래도 연말이 되면 한 번쯤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는 것이다. 잠시 짬을 내어 살아온 날과 앞으로 살아갈 날에 대해 고민을 해 본다. 잠시 바쁜 일상을 뒤로하고, 질주하는 인생에 브레이크를 잡고 이정표를 체크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자신을 돌아보면서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어 연말이 좋은 것이다.

 

 아직도 2010년이 하루가 남았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

하지만 내일이 지나면 2011년 달력으로 바뀔 것이다. 2011년 연말에 올해와 같은 후회를 하지 않으려면 좀더 알찬 한 해를 보내야 할 것이다. 한해가 저물어가니 여러기지 생각들이 머리속을 어지럽힌다. 좋은 기억 나쁜 기억들이 얽혀서 말이다. 머리 속을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