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수필

표절하며 살아가는 인생

행복한 까시 2010. 12. 17. 15:37

 

 뉴스를 보다가 표절이란 단어를 발견한다.

요즘은 지적재산권이란 것이 있어 표절을 하면 범죄자가 된다. 인터넷상에서도 그림이나 글을 표절하면 문제가 되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그리고 학교에서도 과제물이나 논문에서 표절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그나마 학교는 표절을 하면 도덕성으로 크게 흠집이 나기 때문에 조심하는 분위기이다.


 사회에서도 표절 문제로 시끄럽다.

우리 같은 소시민은 어떤 것이 표절인지도 잘 구분하지 못한다. 그런데 인기가 있는 노래나 베스트셀러가 된 책은 표절의 구설수에 휘말린다. 보통 사람들은 잘 모르는데, 전문가적 기질이 있는 네티즌들은 잘도 찾아낸다. 창작에서 표절은 금기시되어야 하는 것이다. 표절을 했다는 것은 창작하는 사람들의 양심에 치명적인 것이다.


 반대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은 어떨까?

표절 없이 살 수 있을까? 절대 살지 못한다. 어릴 때부터 표절을 몸에 익히고 살았다. 다른 사람들의 행동양식을 그대로 배워왔기 때문이다. 말하는 법, 먹는 법, 유행에 따라 입고 다니는 옷도 모두 표절이다. 사람들은 남들과 다르게 행동하거나, 다른 옷을 입으면 불안해  한다. 똑 같지는 않더라도 남들과 비슷해야 마음이 놓이는 것이다.


 남들과 비슷한 인생의 경로를 가야 마음이 편한 것이다.

남들이 학원을 가는데, 혼자가지 않으면 불안한 것이고, 남들이 대학에 가면 나도 가야하는 것이다. 특히 대한민국이란 사회는 더 그렇다. 어린시절 동네에서 있던 일이다. 동네 사람들이 시샘이 많았다. 시쳇말로 옆집이 금송아지를 사면 우리 집도 사야 했었다. 한 집에서 리어커(손수레)를 사왔다. 며칠이 지나자 마을의 모든 집이 리어커를 사서 끌고 다녔다. 몇 년 후에는 한 집에서 경운기를 사자 또다시 모든 집에서 경운기를 사서 끌고 다녔다.


 이렇게 우리는 무의식중에 표절을 하며 살아간다.

우리들의 행동 양식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모두 표절인 것이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회사에서도 표절은 이어진다. 패션, 가전, 화장품, 식품 등 거의 전반적인 산업분야에서 표절이 일어난다. 예를 들어 스키니진이 유행하면 모든 회사에서 판매한다. 매실음료가 유행하면 모든 회사에서 만들어 낸다. 화장품 업계에서 한방화장품이 유행했다. 거의 모든 화장품 회사에서 한방화장품을 판매 했다. 가전제품도 검은 색이 유행하면 모두 검은 색으로 나온다.


 표절하지 않고 남들과 다르게 살아가기는 어려운 것 같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사람들에게 따돌림을 당할 지도 모른다. 이런 따돌림에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아주 성공한 사람 중에도 이런 사람들이 있다. 멋진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다. 가끔 나도 보통 사람들과 다르게 파격적인 삶을 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하지만 용기가 없어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만다. 그만큼 표절하지 않고 사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인생은 어차피 표절하며 사는 것이다.

그렇다고 창작물까지 표절해서는 안 된다. 그냥 삶의 방식만 표절했으면 좋겠다. 표절을 하면서도 적당히 남들과 조금 색다른 삶을 살아가는 것도 인생의 즐거움과 활력소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