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이야기

이직하면 전에 다니던 직장이 그리워지는 이유

행복한 까시 2012. 4. 6. 07:00

 

 

 며칠 전 회사를 이직한 후배를 만났다.

잘 지내냐고 물으니 대답이 시원치 않다. 아마도 힘든 모양이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어렵게 말을 꺼냈다.

 “선배 왜 전에 다니던 직장이 그리운지 모르겠어요. 요즘 부쩍 옛 직장 생각이 나네요.”

 사실 이직을 하고 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존심 때문에 힘들다는 이야기는 잘 하지 않는다. 이직한 회사가 힘드니까 그런 이야기를 꺼낸 것 같다.


 직장 생활을 오래하다 보면 한 두 번씩 이직을 하게 된다.

이직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월급이 적다. 상사나 사장님이 맘에 들지 않는다. 일이 너무 많다. 집에서 멀다. 이 이외에도 다양한 이유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직을 하고 나서 전에 다니던 직장을 그리워하는 것 같다. 이직하고 나서 초기에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다가 이직한 회사의 단점이 들어 나면 전에 다니던 직장을 더 그리워하게 된다. 사람들은 왜 전에 다니던 직장을 그리워할까?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지난날 힘들었던 것이 잊혀지게 된다. 자신을 힘들게 했던 전 직장의 상사도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잊혀져 간다. 회사를 그만두고 나면 매일 야단맞던 기억도 희미해진다. 어떤 때는 야단치던 상사가 그리워 질 때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전에 다니던 회사의 단점도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잊혀지기 때문에 지금 다니는 회사보다 더 좋아 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익숙한 것을 좋아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낯선 환경과 새로운 변화를 싫어한다. 자신에게 익숙한 근무 환경을 좋아 한다. 오랫동안 한 직장에서 일한 사람들일 수록 전 직장을 더 그리워한다. 전 직장이 자신의 일상에 오랫동안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출퇴근, 업무 시스템, 회사 운영 시스템 등 모든 것이 몸에 배어 있다. 이직을 하면 모든 시스템이 낯설다. 몸에 맞지 않는 옷 같다. 그러나 자주 회사를 옮겨 본 사람은 의외로 잘 적응한다. 


 같이 일하던 사람들과의 정 때문이다.

새로 직장을 잡으면 사람 사귀는데 시간이 걸린다. 사교성이 좋은 사람은 빨리 사람들과 친해지지만 낯가림이 심한 성격을 가진 사람은 사람 사귀는 것도 힘들다. 다행이도 새로운 사람들이 텃새를 부리지 않고 잘 대해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전에 다니던 직장이 그리워지는 것이다.


 이직한 회사의 단점이 하나 둘씩 보일 때 전 직장을 그리워한다.

이직 초기에는 업무 적응하느라 회사의 단점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처음에는 이직한 회사가 좋아 보인다. 애인을 처음 만났을 때처럼 단점도 좋게 보여 질 수가 있다. 그러나 회사에 익숙해지고 나면 단점들이 하나 둘씩 눈에 보이게 된다. 그러면서 전 직장과 비교하게 된다. 전 직장과  상대 비교를 해 봐서 전 직장이 좋다고 생각되면 그리움은 더 커져만 간다.


 이직한 회사에서 일이 힘들 때도 전 직장을 그리워한다.

단순히 일이 많을 때도 있지만, 사고를 쳐서 일이 커졌을 때도 전 직장 생각이 난다. 일을 추진했는데, 성과가 나지 않을 때에도 전 직장을 그리워하게 된다. 경력직일 경우에 회사에서 기대 수준이 지나치게 높아 부담스러울 때도 전 직장 생각이 날 것이다. 


 나도 이직을 할 때마다 전 직장을 그리워한 경험이 있다.

이직을 하면 꼭 전에 다니던 직장이 그리워졌다. 정들었던 동료들도 보고 싶고, 내게 익숙한 근무 환경과 업무가 그리웠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니 해결이 되었다. 새로 이직한 회사에 정을 붙이니 전 직장에 대한 그리움이 사라져 갔다. 업무와의 정을 붙이고, 사람들과의 정을 붙이니 그리움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없어졌다.

 

 전 직장은 그리워해야 할 대상이 아닌 것 같다.

이미 버스는 지나간 것이고, 총알은 날라 간 것이다. 힘들더라도 참고 견뎌야 한다.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다시 스카웃 제의를 한다면 몰라도 그리워해서는 안 된다. 재입사를 하더라도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다른 직원들의 비웃음을 감당할 용기와 배짱이 있어야 한다. 전 직장을 그리워하는 대신 더 열심히 일 해야 한다. 일을 열심히 해서 잘나가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치열한 직장 세계에서 살아남는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