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이야기

직장인의 하루와 참새의 하루

행복한 까시 2012. 7. 3. 07:00

 

 

 

  가끔 아침에 집을 나서며 아내에게 이런 인사를 주고받는다.

<참새의 하루>라는 유행가의 가사처럼 인사를 한다.

 “오늘도 낟알갱이 주우러 다녀오리다.”

 “알갱이 많이많이 주워 오세요.”

 하며 아내는 대답을 한다. 이런 아내의 대답에는 돈을 많이 벌어 오라는 의미가 숨겨져 있다.


 그렇다. 봉급쟁이의 하루는 유행가 가사에도 있듯이 참새의 하루와 똑 같다. 오늘도 직장인들은 낟알갱이 주우러 재 너머로 날아가는 참새들처럼 모두들 자동차를 타고 제 각각 직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 새가 모이를 많이 줍는다고 했던가? 봉급쟁이들도 일찍 출근해야 봉급을 한 푼이라도 더 받을 수 있다. 일찍 출근한다는 것은 회사에 사명감이 있든가 아니면 자기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므로 봉급을 한 푼이라도 더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참새들은 제각각 낟알갱이를 줍는다.

사람들은 직장에 나가 힘을 합쳐 낟알갱이를 많이 줍는다. 대기업은 아주 많은 낟알갱이를 줍고, 중소기업은 적은 낟알갱이를 줍는다. 대기업은 최신의 좋은 도구를 가지고, 우수한 참새를 동원하여 낟알갱이를 많이 줍지만, 중소기업은 낡은 도구와 보통의 참새를 동원하여 낟알갱이를 줍다 보니 늘 주워온 낟알갱이의 양은 적다. 그래서 대기업들은 그나마 참새들에게 돌아갈 낟알갱이가 많지만, 중소기업은 나누어갈 낟알갱이가 적다. 그나마 낟알갱이 줍는 도구를 제공한 오너들이 많이 챙기고 나면 나머지 참새들의 몫은 아주 적다.


 낟알갱이를 줍다가 지치면 참새들은 물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인다.

직장인들은 커피, 음료, 담배로 목을 축인다. 그러면서 한숨을 돌린다. 가끔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 참새들을 보면 고참 참새들이 빨리 낟알갱이 주우라고 재촉하기도 하고, 부리로 쪼기도 한다. 정신없이 낟알을 줍다 보면 어느덧 점심시간이 온다. 허기진 배를 채우고 잠시 한숨을 돌린다. 점심시간이 끝나면 또 낟알갱이를 정신없이 줍는다. 졸음이 밀려와도, 피곤이 쌓여 노곤해도 낟알갱이를 주워야 한다. 그래야 집에 남아있는 아내참새, 새끼참새에게 낟알갱이도 주고, 방앗간 옆에 둥지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산마루에 해가 넘어갈 때면 낟알갱이 줍는 것을 마무리한다.

근데 요즘은 낱알 갱이 구하기도 힘들고, 또 전기란 것이 생겨서 밤에도 대낮처럼 환하니 밤에도 낟알갱이 줍는 일이 많아 졌다. 그래서 해가 넘어간 뒤에도 낟알갱이 줍느라 정신이 없다. 부지런한 참새들은 한군데서만 낟알갱이를 줍는 것이 아니라 여러 군데서 줍기도 한다.


 낟알갱이를 줍는 것을 마치고 다시 재 너머의 둥지로 가는 모습은 아침의 풍경과 흡사하다. 둥지로 돌아가면 하루의 피로가 쌓여 졸리다. 노랫말과 마찬가지로 아내 참새의 바가지를 자장가로 들으면서 잠을 청한다. 봉급쟁이의 하루가 재 너머로 낟알갱이를 주우러 가는 참새와 흡사하여 대중가요에 있는 참새의 하루에 비유하여 생각해 보았다. 단지 참새와 다른 것은 사람들이 참새보다 조금 더 욕심이 많다는 것이다. 아니 조금 더 많은 것이 아니라 아주 더 많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