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수필

음식 먹을 때 아내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들

행복한 까시 2007. 8. 10. 11:47
 

 요즘은 외식업이 많이 발달되어 있다. 또한 여성들의 사회진출로 바쁘게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음식 만드는 것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돈만 있으면 아침도 배달시켜 먹을 수 있으며, 갖가지 반찬도 만들어 팔기 때문에 음식을 못해도 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그렇다 보니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음식 못하는 것에 대해 부끄러움도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당당하게 말하며, 음식 만드는 사람을 조선시대 여인쯤으로 고리타분하게 생각하는 여성도 있을 것이다.


 사실 음식을 직접 만든다는 일도 번거로운 일이다. 요즘 같은 더운 날씨에 음식을 하려면 재료 준비해야지, 조리해야지 진땀이 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음식 만드는 일도 한번 안하면 계속 하기 싫어지는 속성이 있다는 것을 짧은 자취생활의 경험에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매일 새로운 메뉴를 만든다는 것도 힘든 일이다. 아내들은 늘 “오늘은 뭘 해먹지?” 하면서 고민하는 것을 보면 매 끼니를 챙긴다는 것이 그리 만만치 않다.


 이렇게 힘들게 밥상을 차려준 음식을 먹으면서 아내를 기분 나쁘게 하는 말이 여러 가지가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어머니와 비교하는 것이다.

 “예전에 어머니가 해준 것과 맛이 다르네”

 “역시 된장찌개는 엄마표 된장찌개가 맛이 있어”

“음식솜씨라면 우리 어머니를 따라올 사람이 없어”

 이렇게 어머니를 추켜세우면 아내들은 밥그릇을 빼앗아 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표현이 좀 과격한지 몰라도 아내들 마음속에는 분명 그렇게 하고 싶을 것이다. 어머니 음식이 맛있어 보이는 것은 진짜로 어머니의 음식 솜씨가 좋아서일 수도 있지만 오랫동안 어머니 맛에 길들여져 있어서 그럴 수도 있다. 그러니 하루 빨리 아내의 음식에 적응하는 것이 맛있는 음식을 많이 얻어먹는 방법이다.


 이와 유사한 경우로 다른 사람들의 음식과 비교하는 일이 있다. 주로 집안 식구들의 음식과 비교하는 일이 많다.

 “난 누나가 해주는 멸치볶음이 맛이 있더라”

 “형수님이 끓이는 된장찌개는 되게 맛있더라”

 

 이웃집 아줌마와 비교하는 일도 종종 있다.

 “옆집 누구네 엄마 있지,  그 집 김치 정말 맛있더라”

 음식점에 가서 한마디 한다.

 “왜 자기가 하는 찌게는 이 맛이 안 나는 거야?”

이렇게 남들과 음식가지고 비교 당하면 아내는 정말로 음식하기가 싫어진다. 그 사람들한테 가서 얻어먹으라는 소리가 입안에서 맴돌지도 모르겠다.


 음식 먹을 때마다 투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매 끼니마다 습관적으로 꼬투리를 잡는 사람들도 있다.

 음식이 왜 이리 짜냐?” “음식이 너무 싱거워” “음식이 너무 달다”

  “고춧가루 좀 더 넣지?” “양념이 부족한 것 같다.”

  “음식 모양이 왜이래?  이쁘게 좀 만들지”

등등 투정이 한도 끝도 없다. 음식을 매번 하다가 보면 실수도 할 수 있고, 양념이 조금 더들어갈 수도 있다. 이럴 때에는 “그렇게 잘하는 네가 좀 해봐라”하고 한마디 하고 싶을 것이다.


 아내들이 싫어하는 최고의 말은 아마도 이 말 일 것 같다.

 “이걸 음식이라고 했냐?  내가 해도 이것 보다는 낫겠다.”

 하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이 이런 말 했다가는 밥숟가락 다 빼앗길 것이다. 예전에 아버지 세대에서 많이 쓰던 말이다. 그 시절에는 이런 말을 들으면 마음속으로는 울화가 치밀어도 음식을 더 잘하려고 노력을 했다. 지금은 이런 말을 들으면 진짜로 네가 하라고 남편에게 앞치마를 둘러 줄지도 모르겠다.


 요즘 젊은 남편들은 아내를 사랑하기 때문에 이런 말들이 많이 줄어가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집에서 밥을 먹는 빈도도 점점 줄기 때문에 이렇게 잔소리 할 기회도 없을 것 같다. 아내가 해주는 음식을 감사하게 먹자는 의미에서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