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 이야기

작은 딸이 만든 명품 귀고리

행복한 까시 2007. 10. 31. 15:27
 

 우리 작은 딸은 유난히 미(美)에 관심이 많다. 시간만 나면 머리 모양도 만지고, 옷을 갈아 입고, 손에는 반지, 얼굴에는 선그라스, 목에는 목걸이, 팔에는 팔찌를 한다. 특히 머리를 만지는데는 어른들 못지않게 잘 만진다. 머리를 빗어서 묶기도 잘 하고, 머리핀도 잘 꽂는다. 초등학교 다니는 언니 보다도 더 잘 묶는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다가 내가 머리를 빗어주면 작은 놈 마음에 들때까지 만져 주어야 한다. 묶고 풀르기를 몇 번이나 반복해야 작은 딸에게 합격 싸인이 떨어진다.  


 그것도 시시해 지면 남의 머리까지 만진다. 엄마 머리, 아빠 머리, 언니 머리도 만져 준다. 머리를 만지는 것은 거의 고문 수준이다. 작은 딸이 머리를 만지면 어찌나 따가운지 참기가 힘들다. 특히 머리가 짧은 내 머리를 만질 때에는 더 따갑다. 그래도 작은 딸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가끔은 한 번씩 작은 딸에게 머리를 맡기곤 한다. 그리고도 성에 안차면 다음은 인형 고문이다. 인형의 머리를 따기도 하고, 묶기도 하고,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어 낸다. 인형 머리를 만들어 놓은 것을 보면 제법이다.


 하루는 작은 딸이 귀를 뚫어 달라고 보챈다. 엄마는 말도 되지 않는 소리라고 거절해 버렸다. 분위기 파악을 제대로 했는지 몇 번 보채더니 작은 딸은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한참을 있다가 보니 작은 딸이 귀고리를 하고 나타났다. 작은 딸이 직접 만든 명품 귀고리를 보고 우리 식구 모두 한바탕 웃었다.

 

 이 귀고리가 명품 귀고리인 이유가 두가지 있다. 첫번째 이유는  아이들 놀잇감인 가베를 십년 전에 백만원 이상 주고 산 것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지금 가격으로 환산하면 더 비싼 것이다. 또다른 이유는 작은 딸이 소유하고 있는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귀고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이 귀고리를 명품 귀고리라 부른다.     

 

 

 


 귀고리의 재료는 학습도구인 가베의 링을 이용해서 만든 것이다. 그 링에 스카치 테이프를 붙여 귀에 붙인 것이다. 아이디어가 기가 막혔다. 가까이에서 보면 웃음이 나오지만 멀리서 보니 진짜 귀고리를 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이들은 참 잘 노는 것 같다. 주위에 보이는 것은 모두 놀잇감이다. 생각만 바꾸면 하찮은 물건도 훌륭한 악세사리로 변신을 하는 것이다. 어른들을 흉내내기 위한 아이들의 노력은 끝이 없는 것이다. 작은 딸의 명품 귀고리 덕분에 우리집에는 한바탕 웃음 꽃이 피고 지나간다. 아이들의 작은 행동 하나도 집안에는 활력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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