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이야기

나이에 따라 남자들이 집안일과 아내를 대하는 태도

행복한 까시 2009. 10. 5. 12:37

 

  시대에 따라 남성들의 집안일에 대한 개념이나 가치 등이 많이 변해가는 것 같다. 우리 아버지 세대부터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 남성들의 집안일이나 아내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60대 남성들


 우리 아버지들 세대에는 남자들이 집안일을 한다는 것은 매우 부정적이었다. 아마도 조선시대의 전통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 전해 내려왔다고 생각된다. 현재 60대 이상의 어른들로 구성된 40-50대들의 아버지들이 이 경우 해당된다고 생각된다. 이 세대의 사람들은 보수적인 성향이 아주 강하다. 새로운 것을 받아드리려고 하지도 않을뿐더러 변화를 두려워한다. 아마도 성장 과정 중에 그리 큰 변화를 겪지 않아서 그런 것 같고, 약간이나마 전쟁을 경험한 세대이기 때문에 안정을 중시하는 것 같다.


 이 시대 남성들은 집안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어 하며, 가족구성원이 말대꾸를 하거나 명령을 거역했을 때는 분노가 폭발한다. 이 분노로 인해 가끔 그릇이나 가재도구 같은 살림살이가 날아가거나 부셔지고, 동네가 떠나갈 정도로 고함을 치기도 한다. 또한 이 시대 남자들은 아내를 아주 무시하고 산다. 예전에는 아내들과 한 상에서 밥도 먹지 않았다. 아내들은 땅바닥에서 먹거나 작은 상에서 변변한 반찬도 없이 밥을 먹었다. 아내를 무시하면 무시할수록 본인들의 권위가 올라가는 양 착각하고 사는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집안일을 남자가 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하는 세대이다. 부엌일이나 빨래는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고 하찮은 일로 여긴다. 심지어는 마당을 쓰는 일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게다가 본인들만 일을 하지 않으면 되는데, 자식들까지 하지 못하도록 하여 자식세대까지도 남녀간의 갈등을 일으키게 한다.

 

 

  #50대 남성들


 다음은 중년이라고 불리는 40대 중반에서 50대 남자들로 구성된 그 60세 이상 세대의 아들들이다. 이 세대 남자들은 아버지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많이 받은 사람들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버지에 의해 물이 들었을 수도 있고, 의식적으로 이전세대의 아버지들이 행동하는 것을 배웠을 수도 있으며, 아니면 아버지들에 의해 은근히 강요되었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세대의 사람들은 아버지의 세대처럼 가정에서 강력한 권력을 행사하지도 못하며 그 이후세대 사람들처럼 권위를 파괴하지도 못한 어정쩡한 중간 세대인 것 같다.


 이 시대 사람들은 가정에서 권력을 행사하려고 몸부림치지만 아내들이 그리 호락호락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지가 않다. 설령 그 권위를 받아주는 아내가 있다면 아마도 그냥 싸우기 싫어서 져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 시대 남자들은 술자리에서 본인의 집안에서 권위를 호기로 자랑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한 이 시대 사람들도 부엌일을 비롯하여 집안일을 하지 않는 부류가 많다. 그리고 아이들 교육에 대해서는 아내에게 거의 일임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사람들이 이 세대 사람들이다. 그래서 집안일 보다는 바깥일이 우선시된다. 회사의 회식이나 동료와의 점심식사, 동창모임, 친목모임을 아주 중요시 여기는 공동체적 삶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그래도 그 이전의 아버지 세대에 비해서는 집안의 소소한 일들을 나름대로 챙기기 시작하는 첫 세대라고 할 수 있다.

 

 

  #30대, 40대 남성들


 다음은 요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386세대에 해당되는 30대에서 40대에 걸쳐있는 세대들이다. 사회적인 변화와 같이 권위를 거의 다 버린 세대들이다. 학창시절 교복자율화에 의해 교복을 벗어던진 세대들이며, 학교 선배들에게는 많이 얻어맞아가며 학창시절을 보냈으나 후배들에게는 권위를 행사하지 못한 세대들이다.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혜택을 누린 첫 세대이기도 하며, 사람들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성장과정 중에 그리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은 세대이다.


 이 세대 사람들은 아버지 세대의 권위나 아버지의 절대 권력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세대이다. 따라서 과거의 아버지들에게 모 연기자의 대사처럼 “못난 놈”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 세대이기도 하다. 이 세대에서는 가치관의 변화가 상당히 많이 눈에 띤다. 아이 보는 일이라든가, 아이를 안고 다니는 것을 자연스럽게 하고, 아이들 분유먹이기, 지저귀 갈아주기 등 아이들 육아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부엌일도 간단한 요리는 스스로 할 수 있고, 혼자 있을 때 스스로 밥을 챙겨 먹을 수 있는 세대이다.


 이처럼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지만 나름대로 부엌일도 제법 많이 하는 세대이다. 그리고 부부 사이의 관계를 평등하게 보는 시각이 뚜렷하다. 그래서 집사람의 의견을 많이 들어주는 편이다. 그리고 이 세대에는 아내들의 사회적인 활동이 급격히 증가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아내들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많이 커진 세대이기도 하다.


 이 세대 사람들은 회사일이나 사회적인 활동도 중요시 하지만 가정의 일도 중요시하는 편이다. 아이들 교육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고, 집안의 사소한 일에도 잔잔하게 관심을 갖는다. 상대적으로 아내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아내들의 힘든 일상을 밖으로 표출하기 때문에 시댁 일에 대해 불만을 많이 표현할 수 있는 세대이기 때문에 요즘 유행하는 명절 증후군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킨 세대이다.

 

 

  #30대 이하 남성들


 마지막으로 30대 이하의 세대들은 집안일에 대해 386 세대보다는 더 많이 관여하는 것 같다. 아마도 남녀 사이의 여러 가지 관계가 역전된 듯한 인상을 많이 받는다. 세대가 더 아래로 내려갈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이 세대 사람들은 식사준비도 동시에 해야 되고, 육아도 공동의 일로 생각되어 남자들이 더 많이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 세대에는 여성들의 경제력이 더욱 커져서 남성들보다 수입이 많은 아내들이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도 30대 이후의 사람들은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빠르게 변해가고 있으므로 여기서 말하는 것이 좀 웃기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불과 몇 십 년 차이로 남녀간의 위치나 가정에서의 역할이 많이 변한 것 같다. 여기서 어느 세대가 좋다고 하기에는 세대별로 장단점이 있으므로 말하기가 좀 그렇다. 시대 상황에 따라 나름대로 일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세대간에도 개인차가 많기 때문에 60대가 넘은 어르신들도 386 세대처럼 가정을 꾸려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386 세대 사람들도 60대의 가치관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우리 아버지 세대, 삼촌이나 형들의 세대, 우리세대, 우리 아래동생들이나 조카세대를 보면서 남성이 집안에서의 행동이나 집안일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본 것뿐이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집안의 일이나 가족의 일은 공동으로 분담해야 하며, 남성이 더 많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