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수필

'마흔으로 산다는 것'은 고단한 일이다.

행복한 까시 2009. 11. 3. 12:52

 

 아침에 출근을 하다가 내 나이를 생각한다. 이제 막 마흔 중반의 고개를 넘어가고 있다. 문득 나는 마흔을 어떻게 살고 있는지 돌아본다. 새해를 맞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올해도 후반부를 지나가고 있다. 


 보통 마흔의 가장들은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을 것이다. 집에서는 아이들 학원비, 과외비에 살림이 쪼들리고 있고, 이런 가정경제 사정 때문에 맞벌이를 한다면 가정생활이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고, 가족들끼리 한자리에 앉아 저녁식사 한 끼 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고 부모님 용돈, 자동차 유지비, 각종 보험료, 아파트 관리비, 각종 경조사비, 통신비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돈이 들어간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런 고지서 때문에 회사를 다니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이다.


 또 회사에서는 어떠한가? 대부분의 사십대는 회사에서 중견 간부 이상이다. 제일 책임이 무거운 자리에 앉아 있다. 자리에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어깨가 무겁다 못해 아플 지경이다. 나도 가끔 목 뒷덜미가 아파서 한의원에 가서 침으로 치료하기도 한다. 요즘 같이 모든 부문의 경쟁이 치열한 시기에 일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힘들다. 하지만 이런 힘들다는 불평도 어떻게 보면 행복한 불평인지도 모르겠다. 사십대는 언제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세대일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마흔이라는 나이는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세대인 것 같다. 앞으로 아이들의 미래, 즉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시켜야 앞으로 10년, 20년 후에 살아갈까를 고민하고, 그 시대를 예측하여 아이들을 키워야 할 것이다. 또한 노후도 미리미리 준비하여 나중에 우왕좌왕 허둥대는 일이 없어야 할 세대인 것 같다.


 요즘은 시대가 너무 빠르게 변하는 것 같다. 예측하기도 어렵고, 유행 또한 빠르게 변한다. 어느 것이 유행하나 생각하는 동안에 또 다른 것이 유행하고, 잠시 한눈만 팔면 세상은 빠르게 변한다. 새로 나오는 가전제품도 잘 모르겠고, 적응 할만 하면 또 다른 기종이 나오고, 자꾸만 기성세대로 느껴지는 것이 사십대인 것 같다.


 모든 세대가 다 그렇겠지만 마흔으로 산다는 것도 그다지 만만치가 않다. 사회에서의 불안한 미래, 가정에서의 무거운 짐 등등이 마흔이라는 나이에 무게를 더해준다. 앞으로 돈을 버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 우리 사십대를 슬프게 만들고, 힘들게 한다. 따라서 알 수 없는 미래들이 불안감을 점점 키워내고 있다.


 그러나 이겨내야 할 것이다. 내 삶은 나 혼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족의 삶과 같이 가야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힘들다고 푸념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마흔이라는 시간을 잘 보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마흔이라는 나이를 잘 보내야만 쉰, 예순의 세대를 순조롭게 맞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