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이야기

난 ‘NO’라고 대답하는 직원이 좋다.

행복한 까시 2009. 11. 9. 16:03

 

 

  월요일 아침이면 회의를 한다. 회사 간부회의, 팀 회의를 진행한다. 어떤 때는 회의의 내용이 별로 없어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한다. 혹시나 기대를 하고 회의에 들어가지만 회의를 끝내고 나오면 역시나 별 내용이 없는 것이다. 사장님이 일방적으로 물어 보고 지시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회의 참석자들이 사장님 의견에 반론을 펴지 못하고 순응적으로 듣기만 하는 것 같다.


  이렇다 보니 사장님이 잘못 판단해서 일을 그르친 경우가  종종 있다. 회사에 손해를 입은 적도 있다. 반론을 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그만 검토하고, 참조했더라도 그런 오류를 범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꼭 실행에 옮겨 보고 일이 잘못되었다는 결론을 내린다.


  팀 회의 때도 마찬가지이다. 팀장인 나 혼자만 이야기 하다가 회의가 끝난다. 팀원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 물어 보면 마지못해 대답한다. 그 대답에는 반대 의견이 없다. 반대 의견이 없다는 것은 일을 추진하는데 있어 아주 무서운 것이다.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기관차와 같은 것이다.


  반대 의견을 내라고 지적을 해도 아직 팀원들은 반대 의견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늘 순응적으로 지시하는 일만 해왔기 때문에 반대의견을 내지 못하는 것 같다. 반대 의견을 내도 묵살되어 왔기 때문에 반대 의견을 내지 않는 것이다.


  난 ‘NO’라고 대답하는 직원이 좋다. 무조건 '네' 하는 직원보다 좋은 것이다. 일을 추진함에 있어서 한 박자 쉬고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을 벌기 때문이다. 왜‘NO’라고 했는지 이유가 듣고 싶은 것이다. 검토해 보고 그 이유가 타당한 것이라면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하면 설득해서 일을 추진한다. 만일 설득하지 않고 일을 추진하면, 다시는 반대 의견을 내지 않기 때문이다.


  ‘NO’라고 반대 의견을 내는 회사가 건강한 것이다. 반대 의견을 편안하게 낼 수 있는 회사는 시행착오를 많이 겪지 않는다. 여러 가지 문제점을 충분히 검토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발전 가능성이 높은 회사가 될 것이다. 반대 의견과 함께 다양한 대안이 제시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사고가 아주 다양하다. 요즘은 회사간의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다양하고 폭넓은 사고가 요구되고 있다.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무시하고 획일적으로 몰고 간다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 앞서 말했듯이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와 같은 것이다. 자동차도 달리다가 위험한 순간에서는 브레이크를 밟고 멈춰 서서 점검을 해야 한다. 그래야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것이다.


  때로는 반대 의견이 귀찮을 때도 있다. 시끄럽고 일을 추진하는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 그래도 반대 의견은 청취해야 한다. 반대 의견은 일을 추진하는데 안전판 같은 역할을 한다. 위험 요소를 감지해서 보완하는 기능을 하는 것이다. 너무 반대 의견에 끌려 다니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너무 반대 의견을 무시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오늘도 회의 시간에 반대 의견을 내라고 했다. 아직도 직원들은 익숙하지 않은가 보다. 서로들 눈치만 보고 있다. 학교에서도 토론 교육을 받지 못한 영향도 있을 것이다. 시간이 좀 지나면 나아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회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