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철학

"공부를 왜 해야 하나요?" 라는 딸의 물음에 아빠가 대답했다.

행복한 까시 2009. 11. 18. 15:18

 

 요즘 공부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는 것 같다. 학교나 공부문제 때문에 집값이나 부동산들도 가격에 영향을 미치니 말이다.요즘 부모들이 모였다 하면 화두가 자녀들 공부 인것 같다. 시대가 흘러감에 따라 이러한 현상은 더 한것 같다. 

 

 산다는 것은 공부의 연속인 것 같다. 현대 문명사회에서는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공부해야 정신적으로 넉넉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요즘 신세대 부부는 태어나기 전부터 태교로 태아들을 공부시키는데, 어떤 이는 머리 좋아지라고 음악태교, 감수성이 풍부해지라고 미술태교, 거기다가 아기들의 창조성 및 두되 개발을 위해 책읽기는 필 수 인 것 같다. 이것 모두 태교가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기인 한 것이라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공부하는 이유를 한번 생각해 보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부모들이 자신의 자식들이 좀더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공부를 시키는 것일 것이다. 또한 뚜렷한 목적의식 없이 누구나 공부를 하니까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공부를 잘 하면 막연히 잘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자녀들에게 공부를 시키는 부모도 있을 것이다.


  요즘 우리 나라 사회에서는 공부의 의미가 많이 왜곡되어 있다. 그 중 하나가 공부 지상주의이다.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고 단점도 극복된다. 이러한 사회 풍조는 사회적인 관습과 도덕을 무시하고, 법과 질서를 경시하는 사회 풍조로 이어지며,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이기주의로 발전하게 된다. 요즘 우리 사회의 흐름이 점점 더 이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또 다른 한가지는 진정한 공부가 아니라 시험만 잘 보면 된다는 성적 지상주의다. 아마도 우리 나라는 고려 시대부터 내려오는 과거 시험의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이다. 성적 지상주의는 모든 공부 방식을 시험에만 초점을 맞춰 공부한다는 것이다. 과거에 나도 그랬듯이 시험에 안나오는 것은 공부할 필요도 없고, 교과서 외의 것은 알 필요가 없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회에 나와서 살다 보니 교과서 밖의 공부가 살아가는데 더 많은 역할을 했다. 물론 인재를 발탁하고,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서는 시험은 필수이다. 그러나 외국의 경우처럼 단지 암기한 지식이 아닌 인성, 창의성, 지적 수준, 사회성, 대인관계 등을 종합해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다 보니 시험 공부만 잘하는 이른바 바보 엘리트들이 탄생한다. 즉 다시 말하면 사회성도 전혀 없고, 대인관계도 무능하고, 인격장애 까지 갖춘 바보 엘리트들이다.


  공부란 것은 살아가면서 배우는 행위가 모두 공부라 생각된다. 인생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것을 더 잘하기 위해서 행해져야 한다. 공부는 우리 삶과 같이 공유된다. 예를 들면 농부가 작물을 재배하는 법을 배우는 것도 공부고, 또한 남다르게 재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면 그것이 연구다. 그리고 도공이 도자기를 만드는 법을 배우는 것도 공부이며,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컴퓨터도 공부를 해야 쓸 수 있고 요즘 누구나 가지고 있는 휴대폰도 공부를 해야 멋지게 활용할 수 있다.


  공부는 학교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집에서 책을 읽는 것도 공부고, 현명한 선배들을 만나 대화하는 것도 공부고, 한 분야에 박식한 전문가에게 문의하는 것도, 그리고 사물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사색과 명상을 하는 것도 공부다. 


  공부의 진정한 의미는 지식을 습득하는 것 외에 탐구하고 연구하는 의미가 포함되어야 한다. 외국에서는 지식의 습득보다는 연구의 의미가 더 강하다. 그것은 영어 사전을 찾아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는 올바른 가치관, 인생관, 대인관계, 인격형성을 바탕으로 지적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또한 습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론을 정립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연구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다. 이러한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많은 기초적인 공부가 필요하다. 그런데 요즘 학생들은 어려운 과목은 기피한다고 하니 이것 또한 문제가 심각하다. 공부를 해야하는 또 다른 이유는 공부의 최종 목적이 나 자신과 나아가서는 널리 사람들에게 이롭게 하는 방향으로 행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사회에서는 인성교육에 대해서 많은 우려를 한다. 이러한 문제는 학교보다는 가정이 더 문제인 것 같다. 가정에서 자신의 아이들만 잘되면 된다는 식으로, 부모들 또한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식으로 살아가다 보니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올바른 인격형성이 되지 않는 것이다. 집에서 제대로 된 인성교육을 해야 아이들이 밖에 나가서 제대로 행동 할 수 있다고 본다.


  자녀들에 대한 부모의 기대는 참으로 크다. 그러나 나는 공부에 대해서는 자녀들 자신에게 맡기고 싶다. 내가 해주고 싶은 것은 암기하는 지식보다는 먼저 사람이 되는 올바른 인격을 위한 인성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그래서 자녀들이 공부를 잘한다는 소리보다는 슬기롭고 현명하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공부 이야기를 하다가 보니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던 공익광고가 한 구절이 생각 난다. 아이가 "뭣때문에 공부 해요?" 물으니 "다 너를 위해서야, 다 잘되기 위해서야, 좋은 회사에 취직하기 위해서야" 라는 부모의 멘트가 귓가에 맴돈다. 이것이 진정 아이들을 위해서 그러는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할 것이다. 혹시 부모 자신을 위해서 그러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