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철학

우리들은 자동차 중독 환자일지도 모른다.

행복한 까시 2010. 1. 6. 07:00

  대부분의 남자들은 자동차를 좋아한다. 요즘은 남자들뿐만 아니라 여성들도 좋아하는 것 같다. 자동차가 없으면 이동할 생각도 못한다. 특히 젊은 사람들이 더 그렇다. 젊은이들이 이동하는 곳에는 언제나 자동차가 따라 붙는다. 자동차 없이는 10분 거리도 움직이지 않는 것 같다.

 

  인류는 빠르고 신속하고 편하게 이동하기 위해 자동차를 개발했다. 자동차 개발이 인류역사에서 한 획을 그은 것이다. 그 덕분에 물류와 이동의 혁신을 가져왔고, 산업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 지금은 자동차가 거의 필수품이 되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 가구에 한 대씩 자동차를 소유했으나 이제는 한 가구에 두 대, 세 대씩 가지고 있는 가정도 많다. 그래서 조금 오래된 아파트는 주차전쟁도 치열하다.

 

  출근을 하려고 자가용에 시동을 건다. 자가용을 탈 때면 느끼는 것이지만 참 편하다. 휘발유 값만 있으면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어디든 갈 수 있으니 말이다. 자동차는 거리를 좁혀주는 기계이다. 예전 같으면 하루 종일 걸어도 도착하지 못할 거리를 한 시간이면 데려다 준다. 그 만큼 행동반경이 넓어진 것이다. 자동차와 도로의 발달로 장거리 출퇴근이 가능해 진 것이다. 힘들여 걷지 않아도 먼 거리를 쉽게 데려다 주는 자가용이 있어 이동이 자유롭다.

 

  어느 순간 자동차에 너무 익숙해져 내 자신을 발견한다. 가끔 차를 집에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본다. 시내버스가 조금만 늦게 와도 조바심이 나고 짜증이 난다. 배차 간격이 멀면 멀수록 짜증이 나는 것이다. 머리에서는 자가용을 타고 갔으면 목적지에 벌써 도착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가용에 익숙해진 우리들은 시간이 조금만 지체되어도 참을성이 없어지는 것이다.

 

  짐을 들기 싫어서, 아니면 걷는 것이 싫어서 가까운 거리도 자가용을 이용한다. 빨리 다녀오고 싶은 욕심에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 순간에 우리들은 많은 것을 놓치고 지나간다. 자가용은 빠르게 우리들을 이동시켜 주지만, 느리게 진행되는 사건은 우리 시야에서 볼 수가 없는 것이다. 주위를 지나가는 사람들을 볼 수도 없고, 노점에서 물건을 파는 상인도, 아장아장 예쁜 모습으로 걸어가는 아이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 것이다.

 

  자동차를 좋아하고, 항상 이용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면서 자동차 중독을 생각해 본다. 나 자신도 자동차 중독에 걸렸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이동 할 때마다 내 신체의 일부처럼 함께하는 자가용을 보면서 중독이란 단어가 생각난 것이다. 자가용이 없으면 이동할 엄두도 못내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가끔은 자가용으로부터 멀어지고 싶다. 느리더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싶은 것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을 느끼고 호흡하고 싶다. 그러면 자동차 중독에서도 벗어나고, 삶의 의미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