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수필

어린애가 더 예뻐 보이는 것은 나이 들었다는 증거

행복한 까시 2010. 8. 1. 08:02

 처가의 조카들이 우리 집에 놀러 왔다. 아이들이 늘어나니 집안이 떠들썩하다. 아이들은 모이면 더 시끄러운 것 같다. 먹는 것도 경쟁심에 더 먹고, 평상시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장난감을 서로 갖겠다고 다툰다. 이런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다 똑같다는 생각을 한다. 초등 6학년, 3학년, 2학년 모두 놀 때에는 정신연령이 같다. 그래서 놀면서 늘 싸움이 일어나는 것이다.

 

 

 아무튼 아이들이 많으니 집안에 활력이 넘친다. 아이들이 시끄러운 소리가 담을 넘는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세 녀석들은 자기들끼리만 놀고 있다. 올해 다섯 살인 작은 조카는 혼자 놀고 있다. 형과 누나들이 놀이에 끼워 주지 않는 것이다. 놀이 규칙도 잘 모르는 어린 동생을 끼워주면 성가신 것이다. 데리고 놀라고 하면 조금 노는 척 하다가 자기들끼리만 놀고 있는 것이다.

 

 

 다섯 살 배기 조카가 있어 집안 분위기는 더 상승된다. 그 조카의 재롱으로 시간가는 줄 모른다. 혼자 집안을 휘저으면 하루 종일 종알거린다. 밖에 나가고 싶으면 이렇게 이야기 한다.

  " 애들이 밖에서 놀고 있어요."

직설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간접화법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다. 나가자고 보채는 것이 아니라 밖의 상황만 이야기 한다. 그 말 뒤에는 나도 나가겠다는 의사 표현인 것이다.

 

 

 밥을 적게 먹고 싶을 때에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저 밥 두 숟가락만 먹을 게요."

아마도 두 숟가락이 적게 먹는 다는 개념인가 보다. 그리고 한 숟가락만 먹는다고 하면 혼날까봐 두 숟가락이란 개념을 쓰는 것이다. 아무튼 한 숟가락보다 많은 것이 두 숟가락이니 그런 표현을 쓰는 것이다.

 

 

 어제는 집 앞 공원에 갔다. 호기심이 많은 녀석이다. 곤충만 보면 호기심에 난리이다. 고추잠자리를 잡지 못해 안달이 난다. 잠시 후 거미를 보더니 자리를 뜰 줄 모른다. 한참 동안 앉아서 거미를 괴롭힌다. 작은 막대기로 거미줄을 건드려 보기도 한다. 거미줄이 막대기에 달라 붙자 기겁을 하고 도망친다. 그리고 잠시 후 또 거미줄을 건드린다. 확실히 남자 아이라 공격적이다.

 

 

 잔디밭에는 들어가지 말라고 줄이 쳐져 있다. 팻말에는 들어가지 말라는 안내 문구가 있다. 그것을 보더니 조카가 말을 한다.

  "이모부, 저건 잔디밭에 들어가지 말라는 거지요."

  "그래, 그런데 어떻게 알았어."

  " 난 글씨 몰라도 다 알아요."

  "와, 우리 상인이 똑똑하다. 그런 것도 다 알구."

공원에 많이 다닌 것 같다. 엄마 아빠가 들어가지 말라고 교육을 많이 시킨 모양이다.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있다 보니 하루가 금방 지나간다. 다섯 살 배기 조카를 보면서 웃음이 끊이지 않자 작은 딸이 질투를 한다.

"아빠 아들이 좋아서 웃고 있는 거죠. 우리 볼 때는 웃어 주지도 않고."

작은 딸의 질투 어린 항의에 농담을 건넨다.

"그래, 아들이 좋아서 그런다."

 

사실은 그것이 아니다. 어린 아이들을 보니 귀엽고 예쁜 것이다. 그래서 얼굴이 웃음이 가득한 것이다. 너도 크면 이런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마음속으로 대답했다. 지금 이런 대답을 해도 너희들은 이해를 못할 것이다.

 

 

 요즘은 나이가 들어가는 과정인가 보다. 아이들이 전에 보다 더 예쁘고 사랑스럽게 보인다. 아이들뿐만이 아니다. 요즘에는 회사에 새로 들어온 신입 사원들도 귀엽고 예쁘게 보이는 것이다. 아마도 나이가 들어간다는 증거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