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뉴스

‘인생은 아름다워’아이들과 함께 볼 수 없는 드라마

행복한 까시 2010. 8. 2. 06:54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는 언제나 화제를 몰고 온다. 드라마를 내 놓으면 항상 흥행한다. 탄탄한 스토리와 시대를 꼬집는 냉철한 비판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속사포 같이 쏟아내는 대사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이다. 그래서 언어의 마술사라는 칭호가 붙여졌다.


 평소 드라마를 잘 보는 편은 아니지만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는 거의 보는 편이다. 재미도 있고, 쏟아내는 대사에 매력을 느껴서 보는 것이다. ‘인생은 아름다워’ 드라마도 처음에는 보았다. 아름다운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로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게다가 우리 시대에 말하기도 꺼려지는 동성애를 다루었다. 드라마를 보면서 우리나라도 많이 변했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어려운 주제가 드라마에 등장했다는 것만 보아도 이제는 드라마라는 예술이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 것이다. 드라마 제작자도 시청자도 수준이 높아진 것이다. 이런 의식이 사회적으로 뒷받침 되지 않았다면  이 드라마는 방영되지 못했을 것이다.


 드라마를 보기 전에는 동성애를 생각하지도 않았다. 드라마를 보면서 가족의 위대함을 보았다. 동성애 아들을 포용하는 부모가 참으로 위대하게 느껴졌다. 나도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나는 아직까지 드라마의 부모처럼 못할 것 같다.


 최근 들어 동성애를 다루는 수위가 높아졌다. 애정을 다루는 수위도 높아져 가고 있다. 두 남자의 사랑 이야기가 애처롭게 그려지고 있다. 앞으로 결혼도 시킬 것 같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드라마를 보지 않았다. 얼마 전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고 있는데 작은 딸이 물어 본다.


 “아빠, 남자들끼리도 사랑 할 수 있는 거야?”

 그 말을 듣고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무슨 대답을 해주어야 하는데  할 수 없었다. 대답해 줄 말이 없었다. 동성애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채널을 돌려 버렸다. 


 동성애는 개인의 취향이라고 생각한다. 드라마에서 한번쯤 다루는 것도 좋은 소재이긴 하다. 사람들의 편견과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동성애의 인식을 바꾸어 주는 것도 드라마의 좋은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없는 것이다. 아직까지 사랑에 대한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보여 줄 수 없는 것이다. 너무 동성애를 부각시켜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없는 드라마라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너무 동성애라는 소재를 지나치게 많이 노출 시킬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동성애라는 소재가 시청률을 높이는 도구로 사용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다. 드라마의 제목처럼 인생을 아름답게 묘사해서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드라마가 되었으면 좋겠다. 동성애라는 소재의 수위를 좀 낮추어서 가족들과 함께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되었으면 좋겠다.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없는 드라마는 시청률이 아무리 높아도 절반의 성공 밖에는 얻을 수 없는 것을 말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