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 이야기

프린터 들여 놓고 장사하는 엄마와 아빠

행복한 까시 2011. 1. 9. 14:29

 

 예전에 프린터가 있었다.

그런데 프린터를 자주 사용하지 않으니 노즐이 잘 막혔다. 인쇄를 하면 깨끗하게 나오지 않았다. 잉크를 갈아도 잘 나오지 않는다. 아이들도 인쇄가 잘 되지 않으니 사용하지 않았다. 인쇄도 잘 되지 않고 해서 프린터를 떼어 버렸다. 조금 불편하긴 해도 그리 큰 불편은 었었다.

 

 아이들이 크니 프린터가 필요했다.

작년부터 프린터를 살까 고민만 했다. 막상 사려고 하면 활용도가 없어 망설여졌다. 최근들어 큰딸이 출력할 것이 많아 프린터를 들여 놓았다. 아이들은 프린터기를 들여 놓으니 즐거워 한다. 분명히 이것 저것 뽑아 댈 것이다. 걱정이다.

 

 

 

 

 

 

 아내와 나 묘안을 짜냈다.

인쇄를 할 때마다 돈을 받는 것이었다. 돈을 내고 인쇄를 하라고 하면 프린터기를 덜 쓸 것으로 예상 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반발을 한다. 어떻게 인쇄를 하는데 돈을 받느냐고 말이다. 레이저 인쇄 방식이라 토너 값이 제법 나간다. 아이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금액을 정했다.

 

 아내와 나는 금액을 정했다.

복사는 50원, 인쇄는 100원, 컬러 인쇄는 300원으로 책정했다. 포스트 잇에 금액을 써 붙였다. 그랬더니 큰 딸은 문구점으로 가겠다고 반발을 한다.

 "그럼 문구점에 가서 인쇄하는게 낫겠네요."

 

 

 

 

 

 

 

아내가 큰딸에게 이야기 한다.

 "야, 문구점 복사하러 가려면 춥잖아. 집에서 하면 편하지 않니?"

 

 듣고 있던 프린터 설치 아저씨가 웃으며 한마디 거든다.

  "문구점에서는 복사가 100원 이야. 50원이면 싼 것야."

  

 프린터를 설치하고 나니 작은딸은 인쇄하느라 바쁘다.

색칠 놀이 한다고 인쇄를 하고, 캐릭터 복사하고, 아이돌 가수들 브로마이드 편집해서 인쇄한다. 돈을 내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인쇄를 해댄다. 돈을 내면서도 저렇게 인쇄하는데, 돈 내지 말고 하라고 하면 프린터기가 쉴 시간이 없을 것이다.

 

 아내가 아이들에게 다시 이야기를 한다.

"야 공부하는데, 인쇄하는 것은 공짜다. 공부하는데 필요한 인쇄는 엄마가 쏜다."

 

 당연한 것에도 생색내는 아내이다.

그 한마디에 아이들은 좋아한다. 공부하는데 인쇄하는 것도 돈내는 줄 알고 겁을 먹은 것이다. 가끔 아내에 능청에 웃음이 나온다. 아내는 가끔 이런 능청으로 가족들을 웃게한다. 이내는 프린터기 옆에는 플라스틱 용기를 놓아 두었다. 인쇄할 때 돈을 넣으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