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이야기

아침에 출근 할 때 아내 배웅을 받나요?

행복한 까시 2011. 1. 12. 12:03

 

 나는 잠이 참 많은 사람이다.

이런 나를 두고 아내는 가끔 이런 이야기를 한다.


 “당신은 잠만 없으면 스님하기 딱 좋은 사람이야. 잠이 많으면 새벽기도를 할 수 없잖아.”


 아내의 말이 맞다. 잠이 많은 것이 흠이다. 아침마다 일어나는 것이 고역이다. 예전보다 잠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힘겹다. 마치 아이들처럼 홀가분하게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아침잠에서 깨어나지 못해 비몽사몽간을 헤매고 있을 때 아내는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준비한다. 항상 아내보다 일어나는 시간이 늦다. 아내가 아침밥을 준비해 놓아야 일어난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보면 간 큰 남자라고 할 것이다. 좀 더 심하게 말하면 간 부은 남자라고 할지도 모른다.


 겨우 일어나서 머리 감고 세수를 해야 정신이 좀 든다. 매일 일어나는 일상의 반복이다. 아내가 준비해준 아침밥을 먹어야 정신이 온전히 돌아온다. 아내가 해주는 아침밥을 먹어야 기운이 난다. 기운이 나야 회사에서도 활기차게 일을 할 수가 있다. 입으로는 표현 못하지만 매일 아침 아침밥을 챙겨주는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가끔 아내는 이야기를 한다.

“아침에 빵 좀 먹지요.” 

난 아침에 빵이 안 넘어 간다. 그리고 빵을 먹으면 속이 편치 않다.

  

 “난 촌놈 인가봐. 아침에 밥 밖에 안 들어가.”


 아내가 아침을 챙기는 것이 힘든 것인지는 알면서도 밥에 대한 유혹을 끊을 수는 없다. 어려서부터 적응된 식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는 것이다.


 아내에게 고마운 것은 또 한 가지가 있다.

아침마다 문밖까지 나와서 배웅 하는 것이다. 매일 아침 문밖까지 나와서 배웅을 한다.


 “잘 다녀오세요. 운전 조심해요. 회사에서 너무 무리하지 말아요.”


 사랑이 듬뿍 담긴 잔소리를 한다. 아내에게 배웅을 받는 다는 것이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았다. 오래 살다 보니 지금은 익숙해졌다. 그래도 매일 아침 아내에게 배웅 받는 것이 미안하다. 가끔 이런 이야기를 한다.


  “나오지 마, 안 나와도 돼.”


 그래도 아내가 배웅을 나오면 기분이 좋다. 아내는 회사에 가서 기죽지 말고 일하라고 배웅을 하는 것이다. 아내의 배웅은 아이들에게도 이어진다. 아이들이 학교 갈 때에도 배웅을 한다. 그리고 멀리서 학교 가는 모습을 지켜본다. 

 

 집에서 대접을 받아야 나가서도 대접 받는다.

이 말이 새삼 떠오른다. 사실 집에서 아이들을 구박하면 남들도 구박한다. 집에서 귀하게 대접받아야 나가서도 대접 받을 수 있다. 이런 사실 때문에 아내가 더 배웅을 해 주는 것 같다. 오늘도 아내의 배웅을 받고 나와 열심히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