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이야기

"우리 집 여자들 돈 무척 좋아하지요."

행복한 까시 2011. 4. 6. 08:42

 

 가끔 생각한다.

 얼마만큼의 돈이 있어야 만족을 할까? 우리나라에서 이름만 대면 알만한 최고의 재벌들도 돈을 더 벌지 못해 아우성을 치는 것을 보면 인간의 욕심에는 끝도 없는 것 같다. 가진 자들이 더 가지려고 몸부림치는 세상이다.


 대부분의 샐러리맨들이 그렇듯이 나 또한 적은 용돈으로 생활을 한다. 그러나 그리 큰 불만은 없다. 어차피 버는 만큼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술도 잘 마시지 못하고 담배도 피지 않기 때문에 돈 쓸 일도 거의 없다. 회사에서도 내근을 주로 하기 때문에 돈 쓸 시간도 없는 것이다.


 돈에 대해 아쉬운 점이 한 가지는 있다.

가끔 가족들에게 좋은 것을 사주고 싶을 때 사주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멋진 선물을 사주며 남편으로써 아빠로써 체면을 세우고 싶은데 걸림돌이 되는 것이다.


 며칠 전에 아내에게 아주 적은 돈을 준 적이 있다.

적은 돈임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무척 좋아 하였다. 돈을 건넨 나 자신이 미안할 정도로 고맙다는 표현을 한다. 그러면서 농담 한마디를 건넨다.


 “ 우리 집 여자들 돈 무척 좋아하지요.”   


 아내에게 돈을 건네고 난 후 아이들에게도 돈을 주었다. 아내와 마찬가지도 아이들도 좋아서 어쩔 줄 모른다. 돈을 받아들며 작은 딸이 한마디 한다.

 “아빠 너무 멋져요.”

 작은딸에게 멋지다는 소리는 처음 듣는 것 같다. 작은딸 마음에 조금이라도 들지 않으면 “아빠 미워” 라는 말을 밥 먹듯이 들었기 때문이다. 가끔 “아빠 최고”란 말은 들었어도 “아빠 멋져”라는 말은 들어 보지 못했다.


 돈이라는 것은 희한한 물건임에 틀림이 없다.

 작은 돈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마음을 좋게도 하고 나쁘게도 한다. 돈은 사람들이 하고 싶어 하는 욕구를 실현해 주는 요상한 물건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돈에 울고 돈에 웃으며 인생을 살아가는 것 같다.


 우리 집 여자만 돈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집 남자도 돈을 좋아한다. 좋아하지만 단지 표현을 하지 않는 것뿐이다. 가끔 속물근성이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찬가지 일 것이다. 마음속에 이런 속물근성을 품고 살아갈 것이다. 단지 남에게 품위를 지키려고 감추고 있는 것일 뿐이다. 그래도 돈이 좋다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우리 집 여자들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