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이야기

가끔 아내의 말을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행복한 까시 2011. 1. 17. 07:30

 

 아내가 기분이 좋지 않다.

왜 기분이 좋지 않은지 모르겠다. 어제 회사일로 직원들과 단합대회를 다녀왔다.

가족들만 남겨두고 주말에 회사일로 좋은 곳을 다녀 온 것이 불만이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데리고 다니지 않으면서 혼자만 다녀오니 더 마음이 상했던 것 같았다.


 집에 들어오니 공기가 싸늘하다.

잘 다녀왔냐고 묻지도 않는다. 말을 하면 삐딱하게 받는다. 직원들과 일하러 갔다고 해도 믿지도 않는다. 내가 한 마디 했다.

 “일하러 간 거야. 가서 힘들었거든.”

 

 아내가 이야기 한다.
“나도 집에서 힘들었어. 아이들 밥 해먹이고, 간식 대령하느라 무척 힘들었거든. 나도 놀지 않았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도 아내의 기분은 풀리지 않는다.

 “야 우리 낼 밖으로 점심 먹으러 가자.”


 아내는 새초롬한 표정으로 대답한다.

  “난 먹고 싶은 것도 없고, 가기 싫어요. 당신하고 애들이나 다녀와요.”


 이 말은 말 그대로 받아 들이면 안 된다.

아내의 말대로 아이들만 데리고 간다면 아내의 기분은 더 나빠질 것이다. 아내의 마음속에는 나를 데리고 가라는 말뜻이 숨어 있는 것이다. 여자들의 말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여자의 말 그대로 행동 했다가는 여자들의 기분을 더 상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

남자는 빈말을 하지 않는다. 그냥 마음속에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래서 여자들의 복잡한 이야기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이것 때문에 남자들과 여자들은 잦은 트러블이 생기는 것이다.


 아내가 혼자 마트에 갔다. 전화를 걸어 묻는다.

 

  “내가 데리러 갈까요?”

  “아니 괜찮아.”

 

 그래서 진짜 데리러 가지 않았다. 그러면 아내는 난리가 난다. 다시 한번 더 물어 보거나 묻지 말고 데리러 가야 하는 것이다.


 쇼핑센터에 갔다.

 

  “야, 이것 예쁘다. 사 줄까?”

  “아니, 괜찮아, 당신 용돈도 없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 이다. 아내 말대로 진짜로 사지 않으면 아내의 기분이 상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몇 번 더 물어 보거나 사주는 것이 맞다.


 살아가면서 이런 비슷한 상황들을 많이 겪는다. 아내가 하지 말라고 하는 것에는 하라는 것이 숨겨져 있다. 몇 번 더 확인하거나 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아내가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을 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가 있다.


 또 그렇다고 아내가 하지 말라고 한 것을 무조건 해버리면 낭패를 볼 수가 있다.

얼굴 표정이나 상황 파악을 해서 결정을 해야 한다. 아내들이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을 하지 말아야 할 경우가 있는 것이다.


 아내와 오랫동안 살아와서 이제는 어느 정도는 읽어 낸다.

하지만 아직도 가끔 아내의 말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다. 가끔 정신줄을 놓으면 아내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아내의 말뜻을 이해하려면 표정이나 억양을 잘 살펴야 진정한 말뜻을 알아차릴 수 있다. 아내의 말을 알아듣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아내와 남편은 가끔 불편한 관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