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이야기

직장은 단지 돈만 버는 곳은 아니다.

행복한 까시 2011. 3. 16. 11:55

 

 대학을 졸업하고 무작정 회사에 취직했다.

요즘 대학을 졸업하는 친구들을 보면 사회에 나오는 목표도 뚜렷하다. 회사에서 어떻게 일할 것인지, 왜 일을 하는지에 대한 가치관이 정립된 친구들도 많은 것 같다. 이와는 반대로 나는 단지 돈을 벌기위해 직장 생활을 택했다. 졸업과 동시에 부모님에게서 용돈이 끊긴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졸업을 하는 나에게 부모님은 대학원을 못 보내서 미안해 하셨다. 하지만 집안 사정을 잘 아는 나는 대학원에 진학하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실망하거나 부모님을 원망하지는 않았다. 그와 반대로 대학 공부시켜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했다. 그런 마음이 있었기에 졸업을 하자마자 취직을 하게 된 것이다. 아니 졸업 전에 직장을 잡아 일을 하였다.


 회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무작정 일을 시작하였다.

처음에 회사에 들어가서 하는 일이란 거창한 것이 별로 없어 보였다. 아마도 회사에 대한 기대치가 컸던 것이 화근인 것이다. 사실 회사일이이란 단순히 보면 돈을 버는 일이다. 물건이나 서비스를 팔아서 돈을 버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일이 많은 것이 당연하다. 복잡한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여럿이 나누어서 해야 하므로 그리 복잡하지는 않다. 그리고 힘든 업무라고 해서 계속하다가 보면 익숙해지는 것이 회사일이다. 매일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일이 많은 곳이 회사인 것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입사 초기에는 많은 방황을 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보니 나만 뒤쳐지는 느낌을 받았다. 다른 일도 해보고 싶다는 유혹이 마음속에 계속 자리 잡았다. 반복되는 회사 일상에 지친 나는 회사를 뛰쳐나가기도 하였다. 이런 방황의 시간이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이렇게 방황을 하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덧 30대 중반이 되어 있었다. 그 때부터 정신을 차리고 일을 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내가하는 일들이 천직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직장은 단지 돈만 버는 곳은 아니다.

일을 하는 곳이 회사이다. 일을 하면서 즐거움과 보람을 찾는 곳이다. 교과서 같은 이야기일지 몰라도 회사 일에는 즐거움과 보람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직장을 잃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이다. 직장을 잃어 본 사람은 회사가 단지 돈만 버는 곳이 아니란 것을 절실히 깨닫는다. 회사는 돈을 버는 곳 보다는 일을 하는 곳이라는 것에 무게를 두고 싶은 것이다.


 또한 회사는 삶의 터전이다.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보면 동네 사람 같다. 동네사람들이 유대 관계가 끈끈하듯 사회에서도 같은 업종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끈끈한 정이 있다. 경조사에 참석하고, 사람들 의 소식을 주고받는다. 즐거운 일이 있으면 같이 기뻐하고, 힘든 일이 있으면 같이 슬퍼한다. 같은 업종에 종사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동네 사람이 된 것이다. 서로 일자리도 알아봐주고, 어려운 일을 당하면 서로 돕는다.


 요즘은 아침에 출근할 회사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살아간다.

아침에 일어나서 할 일이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출근해서 동료들과 차 한 잔을 마실 수 있다는 것이 즐겁다. 힘든 일을 마치고 서로 고생했다는 한 마디에 하루의 피로가 풀린다. 일이 힘들어도 이런 동료들이 있기에 회사 생활을 견뎌내는 것이다. 회사는 돈을 버는 것 이외에도 삶에 있어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하고,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