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수필

자동차는 남자의 자존심인가?

행복한 까시 2011. 5. 30. 07:30

 

 차를 새로 구입했다.

준대형으로 바꾸었다. 회사에서는 전부터 차를 바꾸었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오래된 소형차를 타고 영업을 나가면 다른 회사 사람들이 무시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회사에서 위치가 있으니 아래 직원들 보기에도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눈 딱 감고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전에 타던 소형차는 16년 정도 탔다.

비록 소형이긴 하지만 정이 많이 들었다. 난생 처음 차를 산 것도 기억에 남는다. 그 차를 처음 구입 했을 때는 기분이 너무 좋았다. 기분이 너무 좋았지만 운전 걱정에 잠도 잘 자지 못했다. 그 만큼 초보 운전은 힘든 것이었다. 그래도 차를 처음 사서 몰 때 그 기분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전에 타던 그 소형차는 우리 가족의 역사이다.

그 차로 결혼식 때 웨딩카를 하였다. 산부인과에서 두 딸들을 낳아서 데려온 것도 그 차이다. 기쁜 일도 그 차와 함께 했고, 슬픈 일도 그 차와 함께 했다. 그런 손때가 묻고, 우리가족의 추억을 간직한 그 차를 버리기가 싫었다. 다행이 아내가 쓴다고 해서 같이 쓰고 있다. 아직까지 잘 굴러가니 몇 년은 더 탈 수 잇을 것 같다.  


 이런 것도 모른 채 주위 사람들은 차 바꾸라고 난리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차를 바꾸라고 이야기를 했다. 최근 들어 그런 소리를 자주 들었다. 그러면 잘 굴러 가는 차를 왜 바꾸어야 하느냐고 대꾸하곤 했다. 딸들도 가끔 우리는 새 차 언제 사느냐고 보채곤 했다. 그러면 아직 멀었다고 대충 대답했다.


 차를 구입하니 아이들은 전에 타던 차를 외면해 버린다.

두 딸들을 여기저기 데리고 다닌 추억이 있는 차인데, 헌신짝 취급을 한다. 오직 새 차에게만 관심이 이다. 새 차를 구입하니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 밖에 외출하려고 하면 새 차로 가자고 조른다. 두 달들은 새 차 타는 맛에 외출이 즐겁다. 아내 또한 너무 좋아한다. 가족들이 즐거워 하니 내 기분도 덩달아 좋아진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 대출금이 무거운 감정으로 자리하고 있다.


 차를 바꾸니 주위의 시선이 달라진다.

동네 사람들도 대하는 것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회사에서 돈을 많이 버는지 알고 있다. 그리고 음식점 같은 곳에 가도 대하는 것이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오래된 소형차를 끌고 갈 때와는 다른 느낌이다. 며칠 전과 비교했을 때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차만 바뀌었을 뿐이다.


 언젠가 사장이 된 지인이 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겸손한 마음을 가지려고 경차를 구입했다고 한다. 경차를 타고 다니니 사람들이 무시가 심해서 경차를 팔았다고 한다. 그리고 대형차를 바로 구입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정말 거짓말처럼 사람들이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고 한다.


 남자에게 있어 자동차는 그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것 같다.

겉으로 평가하는 기준인 것이다. 그래서 남자들은 큰 차를 구입하는 것 같다. 동물 세계에서 수컷들이 몸집을 크게 보이기 위해 깃털을 세우거나 몸을 부풀리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이런 이면에는 여성들도 큰 차와 큰 집을 좋아하니까 남자들도 여성들을 요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서 큰 차와 큰 집을 가지려고 하는 것이다.


 겉으로 보여주는 것은 허상일지도 모른다.

마음속에 진정한 내면의 세계가 더 중요한 것 같다. 겉으로 보여주는 화려함 보다는 마음으로 보여주는 진실한 마음이 더 중요한 것이다. 겉은 소박해도 깊이가 있고, 끈끈한 정과 의리가 있는 그런 사람이 더 멋진 사람일지도 모른다. 나를 포함한 요즘 사람들은 겉으로 보여주는 것만 너무 추구하는 것 같다. 하지만 겉 못지않게 속도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 주고 싶다. 아니 속이 훨씬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