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수필

아빠들이 무심코 아이들에게 하는 거짓말은?

행복한 까시 2011. 6. 7. 07:00

 

  차를 타고 아이들과 여행 간다. 여행을 갈 때나 아니면 집으로 돌아 올 때 아이들이 자주 하는 질문이 있다. 아이들은 차를 타고 오래 가는 것을 지루해 한다. 차 안에 갇혀서 있는 힘든 것이다.  

 “아빠, 얼마나 더 가야 해요? 아직 멀었나요?”

 “응, 조금만 가면 된다.”

  거리가 멀어도 조금만 가면 된다고 한다. 한 30분쯤 남으면 거의 다 왔다고 한다. 한 10분쯤 남으면 이렇게 대답한다.

 “이제 다 왔다.”

  이 대답을 듣고 두 딸들이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어른들은 이상해. 다 왔다고 하면서 아직도 운전하고 있잖아. 어른들이 다 왔다고 하면 10분쯤 더 가야한다. 그치 언니야.”   

 두 딸들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무심코 거짓말을 많이 한 것 같다. 어른들이 느끼는 10분이랑 아이들이 느끼는 10분이 다르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 어른들은 길을 잘 알기 때문에 10분 거리는 코앞이지만 아이들에게는 10분이란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것이다.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다. 아이들이 가끔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낸다.

 “아빠, 언제와요?”

 “응, 조금 있다 갈게.”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이런 말을 한다. 아직 일을 하고 있으면서 이런 문자를 보내는 것이다. 출발 하려면 한 시간이나 더 있어야 하는데 조금 있다가 출발 한다고 한다.

 한 시간이나 기다려도 아빠가 오지 않으면 또 문자를 보낸다.

 “아빠, 조금 있다가 온다면서 왜 안와요.”

 “ 알았어, 다 왔어.”

집에 가면서 답장을 보내는 것이 다왔다는 것이다. 이것도 아빠들이 아이들에게 무심코 하는 거짓말이다. 아이들 시간과 어른들의 시간은 다른 것이다. 어른들이 말하는 조금이라는 개념과 아이들이 말하는 조금이라는 개념은 아주 다른 것이다. 


 또 이런 거짓말을 한다.

“아빠, 올해 나이가 어떻게 돼요?

 “갑자기 나이는 왜 물어. 이놈아.”

 “낼 모레면 50이다.”

 “와, 아빠는 거짓말쟁이. 낼 모레에 어떻게 나이를 그렇게 많이 먹어요.”

어른들이 말하는 낼 모레와 아이들이 말하는 낼 모레는 다른 개념이다. 아이들은 낼 모레는 바로 이틀 뒤를 이야기 하는 것이고, 어른들의 낼 모레는 몇 년 뒤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무심코 내뱉는 때문에 졸지에 거짓말쟁이가 되어 버렸다.

 이제는 아이들도 커 버렸다. 이제는 무심코 어른들이 하는 말도 알아듣는다. 이제 집에 다 왔다고 하면 10분 정도 더 가면 된다는 것도 대충은 알고 있다. 조금 있다가 온다는 말이 한참을 기다려야 온다는 것으로 알아듣는 것이다. 어른들이 하는 거짓말을 잘 알아듣는 다는 것은 아이들이 많이 성장해가고 있다는 신호인 것이다. 가끔 아이들이 어른들을 무심코 하는 거짓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시절이 그리워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