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수필

아빠, 엄마는 거짓말 쟁이다.

행복한 까시 2011. 9. 21. 07:30

 

  두 딸들은 과자를 너무 좋아한다.

아마 자다가도 과자 소리만 들으면 벌떡 일어날 것이다. 늘 과자에 목말라 있는 딸들을 보면서 과자를 사주어야 하는지 오늘도 고민하고 있다. 과자가 아이들에게 해롭다는 것을 알기에 과자를 집어들 때면 늘 고민을 한다. 딸들은 이런 아빠의 마음을 알 리가 없다. 그저 과자를 잘 사주지 않는 나와 아내만 원망하고 있는 것이다.


 마트에 가려고 집을 나선다.

그러면 두 딸들도 따라 나선다. 과자를 먹고 싶어서 따라 나서는 것이다. 과자를 사오라고 해서 사오지 않으니 따라 나서는 것이다. 그리고 설령 사온다고 해도 두 딸들의 마음에 들지 않으니 직접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려고 따라 가는 것이다.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보면 과자가 하나씩 카트에 쌓인다. 아빠와 엄마의 눈치를 보면서 골라 담는다. 아내는 눈을 흘긴다. 그러면 두 딸들은 내 얼굴을 본다. 구원해 달라는 눈치이다.


 “내가 돈 낼게”


하면서 아내를 설득한다. 아이들의 얼굴이 금방 밝아진다.


 “아휴, 당신 때문에 통제가 안돼요. 애들 얼굴 좀 봐요.

  과자 먹으면 눈 주위부터 빨개지잖아요.”


 아내의 구박을 받으면서 아이들에게 과자를 사 준다. 너무 먹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면서 과자 판매대를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두 딸들의 얼굴 때문에 그냥 무너지는 것이 아빠의 마음이다.


 집에 와서 과자를 맛있게 먹는다.

조용히 사이좋게 먹으면 좋으련만 꼭 싸우면서 먹는다. 동시에 먹어서 같이 끝내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꼭 한 놈이 과자를 남긴다. 남겨서 식탁위에 올려놓고 나면 문제가 생긴다. 그 과자를 한 놈이 훔쳐 먹는다. 사실 훔쳐 먹는 것도 아니다. 식탁위에 있으니 그냥 먹는 것이다. 그러면 한 놈이 난리를 친다.


 “내 과자 누가 먹었어?”


 과자를 먹은 놈은 아무런 대답이 없다. 사실 식탁위에 올려져 있는 과자가 얼마나 먹고 싶겠는가? 과자를 좋아하는 놈이 그 유혹을 뿌리치기는 정말 어려운 것이다.


 “야, 그 과자 언니가 좀 먹으면 어때?”


하면서 한마디 야단을 친다.


 “언니도 나한테 과자 안 줬단 말이에요.”

 “그래도 나눠 먹어야지. 누굴 닮아서 그러냐?

  엄마, 아빠는 어려서 안 그랬다.”


 그리고 큰 딸에게도 화를 내며 말했다.

 “야, 동생 것 말도 없이 먹으면 어떡해. 둘 다 똑같아.

  앞으로 절대 과자 안 사준다. 너희들은 과자 먹을 자격도 없어.”


이렇게 야단을 치고 끝이 났다.


 잠시 후 마트에 볼일이 있어 들렸다.

아내는 작은딸 소풍이라 과자를 사야 한다고 한다. 조금 전에 과자를 사주지 않는다고 했는데 또 과자를 사게 되었다. 작은 딸 과자를 사니 큰 딸이 걸려서 또 한 봉지를 샀다. 집으로 돌아와서 두 딸들에게 과자를 내밀었다.


 아이들은 금방 야단을 맞고도 과자를 받아 들면서 웃는다. 엄마 아빠는 졸지에 거짓말쟁이가 되어 버렸다. 아이들은 그런 사실도 모른 채 과자만 받아들고 싱글벙글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