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수필

아빠도 가끔은 울고 싶을 때가 있단다.

행복한 까시 2011. 11. 1. 11:46

 

 가끔 슬픈 드라마나 슬픈 영화를 아이들과 함께 볼 때가 있다.

슬픈 장면에서는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 그러면 애써 억지로 참는다. 그런 모습이 안쓰러운지 아이들이 묻는다.


 “아빠는 왜 안 울어?

  아빠는 울면 안돼는 거야?

  난 아빠 우는 것 한번도 못 봤는데.

  아빠 언제 울었어?”


 딸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진다.


 “아빠도 울 때가 있지.

  언제더라 내가 최근에 운 것이.

  맞다. 작은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슬퍼서 울었지. 작은 아버지의 영정사진을 들고 집안     한 바퀴 도는데 너무 슬퍼서 울었단다. 이제 가시면 다시는 집에 못 온다고 생각하니 너    무 슬펐어.”


 출근길에 라디오에서 울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사람은 울고 싶을 때 울어야 한다고 한다. 울고 나면 마음이 후련해지고, 우울증 같은 슬픈 감정도 사라진다고 한다. 마음속에 우울한 감정이나 슬픈 감정이 가득 차 있으면 고름을 짜내듯 울음도 밖으로 터뜨려 분출 시켜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 정신 건강에 좋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과거부터 남자의 울음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남자가 울면 사내자식이 운다고 야단맞았다. 그러면서 남자는 태어나서 세 번만 울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게 남자들은 울면 안 된다는 것을 은근히 강요받으며 자라왔다. 그래서 눈물에 인색한 것이다. 울더라도 몰래 숨어서 울어야 했던 것이다.


 사실 남자들도 힘들 때가 많다.

회사일이 힘들거나 잘못되었을 때, 가족이 아플 때, 삶이 허무하다고 느낄 때, 내 자신이 초라하다고 느낄 때 등 울고 싶을 때가 많은 것이다. 단지 울음을 참아내는 것뿐이다. 남자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서 울음을 참는 것이다. 그리고 눈물을 가족에게 보이기 싫은 것이다. 울더라도 집 밖에서 우는 것이다.


 중년이 되니 눈물이 많아지는 것 같다.

젊은 시절 냉혈동물 같던 나의 눈에서도 눈물이 흔해졌다. 아마도 주변의 감성에 쉽게 자극을 받고 공감하기 때문인 것이다. 남의 슬픈 사연을 들으면 마치 내 사연인 것처럼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아침에 라디오에서 들은 것처럼 울고 나면 가슴이 후련해진다.

마음속의 감정들이 정화되는 기분이다. 눈물이 마음속의 슬픈 감정들을 씻어주는 것 같다. 그리고 울고 나면 새로운 각오도 생겨난다. 눈물을 흘리고 난 후 새로운 에너지가 생기기도 한다. 남자들이여 울고 싶을 때는 마음껏 눈치 보지 말고 울어 버리자. 울음을 참지 말고 마음껏 발산해 보자. 그것이 건강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