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수필

휴가는 직장인들의 최대 명절

행복한 까시 2011. 8. 8. 07:00

 

 바야흐로 휴가 시즌이다.

휴가 중에서 가장 좋은 날은 언제 일까? 아마도 휴가 가기 전날일 것이다. 그날은 회사 분위기가 무척 밝다. 삼삼오오 모여 휴가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일을 하지만 일손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일을 하는 둥 마는 둥 하루를 보낸다. 명절을 맞이하는 것처럼 들 떠 있는 것이다. 사실 명절 보다 더 좋다. 명절 때처럼 고향에 가지 않아도 되고, 사람들 눈치 보지 않고 쉴 수 있어서 좋은 것이다. 이래저래 휴가 전날은 최고로 기분이 좋은 날이다.


 휴가 첫날도 그 기분은 유지된다.

느긋한 아침이 좋은 것이다. 아침 일찍부터 출근 준비로 허둥대지 않아도 좋다. 늦잠을 즐기고,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게으름을 피운다. 이 게으름이 너무 좋은 것이다. 하지만 휴가 기간의 게으름도 오래 가지 못한다. 하루가 지나면 아이들이 보챈다. 어디 놀러가지 않을 거냐고 보채기 시작한다. 가장이라는 의무감으로 아이들의 의견을 물어 본다. 놀이 공원, 수영장, 계곡, 바닷가 등의 의견이 쏟아진다.


 아이들의 의견대로 집을 나선다.

롯데월드를 다녀왔다. 사람들이 많다. 줄을 서서 놀이 기구를 탄다. 하루 종일 헤매고 다녀도 몇 개 탈 수가 없다. 다른 사람들도 휴가 기간을 이용해서 롯데월드에 온 것 같다. 그 집들도 아이들 때문에 온 것 같다. 몸은 힘들어도 아이들이 기분 좋아 하니 내 기분도 좋다.


 이렇게 휴가를 보내는 사이 고향집에서 전화가 온다.

휴가인데, 고향집에 오지 않을 것이냐고 아버지가 묻는다. 할 수 없이 고향으로 향한다. 쉬고 싶지만, 부모님이 보고 싶어 하셔서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고향집에 가서 일손을 거들어 드렸다. 부모님도 뵙고, 일손도 거들어 드리는 것도 휴가 기간의 또 하나의  일정이다.


 휴가 기간에 계곡에도 가야한다.

시원한 계곡물에 몸을 담가야 휴가를 다녀온 것 같다. 아이들과 아침 일찍 계곡으로 향한다. 늦게 가면 자리가 없을까봐 새벽같이 향했다. 새벽에 갔지만 계곡에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돗자리를 깔고 피서 대열에 합류한다. 아이들은 즐거워 신이 났다. 하루 종일 물속에서 물장구를 치고 있다. 물속에서 나오려고 하지 않는다. 추워서 입술이 새파래지면서도 밖으로 나오지도 않는다. 밥 먹을 시간에도 나오려고 하지 않는다.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휴가의 마지막 날이다.

시원섭섭한 날이다. 휴가가 다 지나가 아쉬운 날이다. 사실 가장 싫은 날이기도 하다. 하지만 회사에 가서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도 하는 날이다. 한편으로는 아쉽고, 한편으로는 회사에 나가 일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기는 날이다.


 제대로 된 휴가란 쫒기지 않고 쉬는 것이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마음껏 쉬는 것이 휴가이다. 자고 싶으면 자고, 먹고 싶으면 먹고, 쉬고 싶으면 쉬는 그런 것이 진정한 휴가이다. 하지만 현대인에게 있어 이런 휴가는 꿈만 같은 것이다. 가족들과 같이 살면서 이런 휴가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가족들의 눈치를 보느라 직장인들은 휴가 기간에도 바쁜 나날을 보낸다. 어쩌면 가족들 때문에 계곡에도 가고, 놀이 공원도 찾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해서 이번 휴가도 바쁘게 보냈다.

회사에서 일하는 것 못지않게 바쁘게 보냈다. 그래도 업무를 떠나 며칠 쉬고 나니 머리가 개운하다. 업무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직장인들은 휴가를 기다리는지도 모르겠다. 이번 주부터는 다시 치열한 일터로 돌아와야 한다. 휴가 모드에서 직장 모드로 바꾸어야 한다. 휴가를 마치고 첫 출근하는 날은 업무에 적응하느라 좀 힘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