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수필

글에는 욕심이 없어야 할 것 같다.

행복한 까시 2012. 2. 3. 16:46

 늘 새로운 것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며 살았다.

학창시절 공부가 즐거웠다. 그러나 시험은 싫었다. 시험만 없었다면 학창시절이 더 즐거웠을 것 같다.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을 즐거워했다. 또한 새로운 것을 창작한다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각나지 않으면 그 만큼의 고통이 뒤따르는 것이다.


 이런 성격 때문인지 회사에서도 늘 새로운 것을 찾는 일을 하고 있다.

늘 머리가 아픈 일이지만,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것이 흥미가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회사 생활을 버틴 원동력이 되기도 한 것 같다. 만일 날마다 같은 일을 했다면 벌써 회사를 그만두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날마다 새롭고 변화되는 일들이 활력이 넘치고, 몸과 마음에 에너지를 주는 것이다.


 학창시절에는 미술이나 글쓰기를 하고 싶어 했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나의 성격과 맞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술은 돈이 많이 들 것 같아 포기를 했다. 해보지도 않고 지레짐작으로 포기를 해버린 것이다. 그리고 미술을 할 만큼 여유도 없었다. 미술이란 것은 여유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했다. 여유가 없으면 삶에 쫓겨 제대로 그림을 그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 더 쉽게 말하면 가난한 화가의 생활을 견딜 자신이 없었다.


 글쓰기 또한 마찬가지 이다.

글 쓰는 것을 좋아했지만 글도 뛰어나게 쓰지 못했기 때문에 가난한 생활이 이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글을 써서 먹고 살기가 어려울 것 같았다. 그러면 더 조급해져서 글도 제대로 쓸 수 없을 것이다. 가끔 문학 서적이나 사 읽는 것으로 만족해했다. 결혼 전에는 신춘 문예지를 보면서 나도 꼭 한 번 글을 투고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적도 있었다. 


 아이들을 키우고 살아가다 보니 이런 꿈들도 희석이 되었다.

어느덧 나이의 시계는 중년을 가리키고 있다. 요즘은 틈틈이 블로그에 글 쓰는 것으로 만족하며 살고 있다. 글을 쓰는 것은 아무런 도구가 필요 없어서 좋은 것 같다. 그냥 생각할 공간과 시간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아니 글 쓸 시간만 내면 되는 것이다.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글을 쓰는 순간의 생각과 느낌을 정리하면 되는 것이다.


 최근에 글을 쓰면서 욕심이 들어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바쁜 이유도 있었지만, 남들이 알아주지 않으니 글쓰기가 싫어졌던 것이다. 남들이 알아주기를 바랐던 욕심이 글에 들어있었다. 그러니 글도 잘 써지지 않고, 글도 쓰기가 싫었던 것이다.


 남들이 나의 글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은 나의 욕심이다.

내가 아무리 글을 잘 썼더라도 독자가 인정해 주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또 내가 글을 못 썼어도 독자들이 공감하고 인정해 줄 수도 있는 것이다. 글이란 어차피 상대적인 것이다. 독자가 공감을 많이 하면 유명한 작가가 되는 것이고, 공감하는 이가 적으면 무명작가가 되는 것이다. 남들이 내 글을 알아주지 않아도 내 마음에 드는 글을 썼으면 만족해야 한다.


 글에는 욕심을 빼야 할 것 같다.

그래야 진정한 글쟁이가 될 것이다. 남을 위해 쓰는 글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쓰는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자기만족만 있으면 남들이 알아주던 알아주지 않던 문제 될 것이 없다. 글에 욕심이 들어 있지 않은 글이 오히려 진정성이 더 있다. 그런 글들이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기도 쉬운 것 같다. 욕심 없는 글을 쓴다고 생각하니 글을 쓰는 마음이 가벼워 진다. 욕심 때문에 글 쓰는 것이 힘겹고 무거웠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