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 이야기

우리 딸이 결혼 하면 자식들에게 해주고 싶은 것들

행복한 까시 2012. 2. 24. 07:30

 

 

 후라이드 치킨, 피자, 떡볶이, 김밥, 오징어튀김, 감자튀김, 햄, 소시지, 우동, 라면, 칼국수, 식빵 등은 우리 두 딸들이 좋아하는 음식 목록이다. 모두 패스트푸드의 일종이다. 왜 그렇게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만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아내의 건강 때문에 자제를 시키니 더 먹으려고 한다. 위에 열거한 음식을 주면 우리 딸들은 생전 처음 음식을 보는 사람처럼 맛있게 먹는다.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사주자니 건강이 문제가 되고 안사주자니 먹고 싶어서 난리를 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아이들은 이런 패스트푸드에 늘 목말라 있다.

크려고 하는지 늘 위에 열거한 음식을 해달라고 보챈다. 밥을 먹고 나서도 늘 먹을 것 타령이다. 하루는 집 칠판에 아래와 같은 그림을 그려 넣었다.

 

 


 

 

 

 

 


 

 먹이 피라미드라고 한다.

낙서를 보니 라면을 얼마나 먹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있다. 그림을 그려 놓으면 나와 아내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략도 숨어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마디를 덧붙인다.

“난 나중에 결혼 하면 아이들에게 다 해 줄 거예요.”

“라면, 떡볶이, 과자, 치킨, 빵 많이많이 사줄 거예요.”

“엄마, 아빠처럼 먹고 싶게 안 할 거예요. 알았죠.”   


 “결혼하면 너도 알게 될 거다.”

 “아마도 너도 나처럼 못 먹게 할 것이다.”

 “아니면, 나보다도 더 못 먹게 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아이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나도 그랬다. 예전에 부모님이 하고 싶은 것 안 해주면 나중에 내 자식에게는 모든 것 다해 주리라는 다짐을 했다. 하지만 살다가 보니 부모님과 똑같이 못하게 하는 것이 너무나 많은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 때 부모님이 왜 안 해줬는지 이제야 조금씩 이해가 된다. 사람은 간사한 동물이다. 자신이 겪어 보아야 알 수 있는 것이다. 겪어 보고 나서 자신의 어리석음 깨닫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