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수필

<돈의 맛> 돈의 맛은 씁쓸했다.

행복한 까시 2012. 5. 24. 07:04

 

 

 영화가 궁금했다.

돈에 대해 어떻게 표현했는지 궁금하여 영화를 보았다. 내 예상과 비슷하게 묘사하고 표현했다. 물론 예고편을 보아서 그렇게 짐작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돈에 열광한다. 문제는 시간이 흘러갈수록 더 열광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진 자들이 더 열광한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이 영화가 돈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을 것 같다.


 돈은 모욕이다.

영화에서 윤회장이 한 대사이다. 공감을 한다. 돈을 버는 데는 모욕이라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돈이 있는 사람들은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 모욕을 주며 쾌감을 느낀다. 아니 더 심하면 즐기기도 한다. 돈을 벌며 우리들은 모욕을 감당해야 한다. 단지 모욕의 정도가 클 것인가 작을 것인가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돈을 찾아 헤매는 현대인들의 마음에는 이런 모욕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다만 들어내 놓고 이야기를 하지 않을 뿐이다. 아니 어쩌면 이야기하기 싫어서 외면해 버리는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돈은 쓸데없는 자존심이다.

재벌 백시 집안의 안주인 금옥은 돈으로 모든 것을 지배한다. 그런 지배를 자존심이라 부른다. 돈이 자존심을 지켜준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 한남자의 사랑받지 못한 아내로 자존심이 구겨진다. 영화의 말미에 죽은 윤회장을 보며 울부짖는다. 내 인생 망쳤다고 말이다. 누가 누구의 인생을 망쳤는지 고민스럽게 하는 대목이다. 돈으로 다른 사람의 자존심을 굴복시키면 본인의 자존심은 올라갈 것 같지만 자신도 같이 무너지는 것이 자존심이다.


 돈은 중독이다.

돈 맛을 알면 사족을 못 쓰는 것 같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더 무서운 것은 돈에 중독되면 사람이 안 보인다는 것이다. 돈에 중독되면서 변해가는 사람들을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돈에 중독된 윤회장과 서서히 중독되어가는 비서 영작을 보면서 돈에 대한 중독의 덫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보여 주고 있다.


 돈은 섹스가 아니다.

돈으로 하는 섹스는 아름답지 않다. 다른 로맨스 영화와 참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유쾌하지 않은 섹스였다. 기분이 더러워지는 묘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섹스였다. 그래서 돈으로는 사람을 살 수 없다고 누가 말했던 것 같다. 그래서 영화 도중 나오는 정사신은 보면서 마음이 불편했다.  

 

 

 

     

 

 


 돈의 맛은 역시 씁쓸했다.

영화는 잘 만들어졌다. 돈에 대해 적나라하게 잘 그렸다. 영화자체로는 개인적으로 손색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 마음이 개운하지가 않았다. 마음이 불편했다. 영화에서 보여준 돈의 모욕감이 오랫동안 머리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돈을 이용한 정사신이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이런 감정들이 뒤섞여 오랫동안 불편한 감정이 머리를 맴돌았다.


 살아가면서 돈은 필요한 존재이다.

돈을 떠나서는 하루도 살기 어렵다. 하지만 요즘 우리들의 삶을 보면서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돈 때문에 사는 것인지 살기 위해 돈이 필요한 것인지 생각해 봐야할 문제인 것이다.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들여다보면 살기 위해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돈 때문에 산다는 느낌을 받는다.


 영화에서는 돈의 부정적인 면이 많이 등장했다.

하지만 돈의 긍정적이고, 행복한 모습도 많다. 자녀들에게 주는 용돈, 가난한 사람들에게 식량을 사기 위한 돈,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을 주기 위한 돈 등은 돈의 행복한 모습이다. 돈에게 지배당하지 않는 삶의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 故 정주영 회장님이 생전에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자기가 번 것보다 많이 쓰기 때문에 인생이 고달픈 것이다. 자기가 번 돈 보다 조금 적게 쓰면 편안한 삶이 된다고 했다. 결국 분수에 맞는 삶이 가장 편안하게 사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