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수필

태어나서 처음 해수욕을 해 본 여름휴가

행복한 까시 2012. 8. 24. 07:10

 

  40대 후반의 나이에 해수욕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거짓말처럼 이제까지 한번도 해수욕을 해보지 않았다. 바닷가에는 여러 번 가 보았지만 해수욕은 하지 않았다. 휴가 기간에 바닷가에 간 것도 이 번이 두 번째 이다. 큰아이가 아주 어릴 때 영종도 바닷가에 간 것이 전부이다.


 부모님이 시골에 살기 때문에 휴가 때는 당연히 시골로 휴가를 갔다.

그리고 부모님도 휴가 때에는 시골로 오기를 은근히 바라신다. 아니 휴가 때에는 당연히 시골로 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시골에 와서 농사일을 돕기를 바라시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휴가 때에는 항상 시골로 향했다. 그러다 보니 바닷가에는 가 보지 못한 것이다.


 아이들이 크니 불만이 많다.

남들처럼 바닷가에 가서 휴가를 즐기고 싶은 것이다. 아내도 결혼해서 휴가다운 휴가를 보내지 못하니 은근히 불만이 많았다. 물론 나도 휴가를 남들처럼 멋지게 가고 싶었다. 사람들에게 멋지게 휴가를 보냈다고 이야기 하고도 싶었다. 늘 사람들이 휴가를 잘 보냈냐고 물으면 그냥 보냈다고 얼버무리곤 했다.


 휴가를 못간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도 걸리고, 또 휴가 때 바닷가에 가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시끄럽고, 복잡한 것도 싫었고, 비싼 숙박비에 관광지의 바가지 물가가 싫었던 것이다. 그래서 바닷가의 해수욕장을 싫어한 것이다. 휴가시즌에 사람이 너무 몰리는 것이 너무 싫었다. 그냥 휴기는 조용히 보내고 싶었다.


 이번에는 휴가 일정이 좀 늦어졌다.

피크 기간이 끝날 무렵에 휴가가 주어졌다. 동해안의 작은 해수욕장에 전화를 하니 민박이 있다고 했다. 숙박비도 생각 보다는 저렴했다. 휴가 둘째 날 우리 가족은 짐을 꾸려 동해안으로 향했다. 아이들도 신나서 웃음꽃이 피었고, 아내도 무척 즐거워한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나도 덩달아 즐거웠다.

 

 

 

 


 해수욕장에서 우리 가족의 풍경을 짧은 글로 표현해 보았다.

 


             해수욕장


난생 처음 해수욕을 해보는 나는

속으로는 무척 즐거워하면서도

표정관리 하며 해수욕을 즐긴다.

표정을 숨기는 나의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더 즐거워한다.


해수욕장 오기 전부터 즐거워하는 아내

아이들보다 더 즐겁게 해수욕을 즐긴다.

아내의 아이들 같은 표정에서

가족들의 즐거움은 배가 되었다.


밀려왔다 사라지는 파도가 마냥 신기한 큰딸

느릿느릿 게걸음으로 해수욕을 즐긴다.

물이 무서워 그런지 물가에서

밀려드는 파도를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다.


겁이 없는 우리 집 작은딸 막둥이

자꾸자꾸 깊은 바다로 들어가려 한다.

엄마의 가지 말라는 말은 뒤로 한 채

자꾸 깊은 물속으로 들어간다.

찬 바닷물에 입술이 파랗게 변해도

물에서 나올 생각조차 안한다.   

      

 해수욕을 하며 온 가족이 즐거웠다.

오랫동안 쌓였던 마음의 때가 씻겨져 내려간 느낌이다. 휴가 끝이라 그런지 해수욕장도 조용해서 더욱 좋았다. 정말 오랜만에 휴가다운 휴가를 보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