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수필

올해는 태어나서 처음해 본 것이 많은 한해다.

행복한 까시 2012. 11. 19. 07:00


 처음이란 말은 좋은 말이다.

무언가를 처음 한다는 것은 가슴 설레는 일이다. 그래서 처음에 한 일은 더 기억에 남는 것이다. 그만큼 소중하다고 생각된다. 올해는 유난히 처음 한일이 많은 해였다. 늘 해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처음으로 시도해 보고 싶은 일이 많았다.


 올해 처음 시도한 일들이 거창한 것은 아니다.

남들에게는 평범한 일상일지도 모른다. 늘 하는 일을 가지고 호들갑을 떤다고 놀려댈지도 모른다. 남들이 보기에는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우리 가족의 기준에서 볼 때에는 소중한 일상이다. 작은 소소한 일상이라도 늘 새로운 것을 찾고 시도해 보는 것도 지루한 일상을 탈출하는 하나의 방법이 되는 것 같다.

 


 휴가 때 늘 가던 계곡을 가지 않고, 바닷가에 가 보았다.

처음으로 휴가 때 해수욕을 해 본 것이다. 휴가를 바다로 못간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도 걸리고, 또 휴가 때 바닷가에 가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시끄럽고, 복잡한 것도 싫었고, 비싼 숙박비에 관광지의 바가지 물가가 싫었던 것이다. 그래서 바닷가의 해수욕장을 싫어한 것이다. 휴가시즌에 사람이 너무 몰리는 것이 너무 싫었다. 그냥 휴가는 조용히 보내고 싶었다.

 

 

            

 


 덕분에 여름휴가는 멋지게 보냈다.

가족들이 즐거워했다. 아이들도 아내도 너무 즐겁게 보낸 휴가였다. 해수욕장의 물도 너무 깨끗했고, 사람들도 너무 많지 않아 조용했다. 편안하고 넉넉한 휴가다운 휴가를 보냈다. 덕분에 마음속에 쌓인 찌든 때까지 깨끗이 씻어 낼 수 있었다.


       


 두 번째 처음 시도한 것은 결혼기념 여행이다.

결혼 전에는 여행을 많이 가겠다고 아내에게 이야기를 했다. 그것도 국내 여행도 아니고, 해외로 말이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보니 국내여행도 힘들었다. 아이들 키우다 보니 십년이란 세월이 쏜살같이 흘러갔다. 올해는 처음으로 결혼 기념 여행을 계획했다. 거창한 여행은 아니고 조촐하게 계획을 세웠다.

 

 

 


 청송에 있는 주왕산과 송소고택으로 여행지를 정했다.

주왕산은 너무 멋있어서 가 보고 싶었다. 그리고 송소고택은 조용한 곳에서 하루를 운치 있게 보내고 싶어서 정했다. 아내도 좋아하고, 아이들도 좋아하였다. 한옥에서 하루를 보낸다는 것도 의미가 있었다. 가족들과 여행을 하면서 눈도 즐거웠고, 마음의 휴식도 얻었다.

 


 세 번째 시도한 것은 부모님과 여행이었다.  

몇 년 전부터 부모님과 여행을 하고 싶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부모님과 한번도 여행한 적이 없었다. 어린시절에는 부모님의 삶이 바쁘고, 여유가 없어서 여행을 못 갔다. 어른이 되고 나서는 나의 삶이 여행을 하지 못하게 방해를 하였다. 궁색한 변명을 하자면 삶 때문이고, 회사일 때문에 시간을 낼 수 없었다. 지금이라도 부모님과 여행을 하지 않으면 나중에 부모님이 계시지 않을 때 후회할 것만 같았다.

 

 

           

 


 여행코스는 평범하게 정했다.

고향집에서 출발하여 문경, 덕유산을 구경하고 마이산에서 1박을 하였다. 마이산을 구경하고 대천 바닷가로 끝으로 여행을 마쳤다.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행복해 하셨다. 행복이란 거창한 것이 아닌 것 같다. 부모님과 함께한 여행으로도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부모님과 여행을 하니 마음속에 묵혀 두었던 숙제를 끝낸 기분이다. 부모님 살아 계실 때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소중함을 느낀 여행 이었다.


          

 마지막으로 시도한 것은 갯벌 체험 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갯벌에 가고 싶었다. 갯벌에 가서 게도 잡고 조개도 줍고 싶었다. 늘 생각은 있었지만 실행을 하지 못했다. 올 가을에는 가족들을 데리고 실행에 옮겼다.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갯벌에 가서 조개도 캐고, 바닷바람도 쐬었다.

 

 

 

 

 아이들은 물론 아내도 즐거워한다.

조금만 생각을 하면 가족들을 즐겁게 하는 일이 많이 있다. 단지 바쁘다는 핑계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것뿐이다. 올해 처음 시도한 일들이 나름대로 가족을 기쁘게 한 것 같다. 내년에도 처음으로 해 보는 일이 많은 한해가 되도록 의미 있는 일들을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