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이야기

존경 받는 선배가 되고 싶다.

행복한 까시 2016. 3. 31. 08:25

 

 직장을 오래 다니다 보니 선배들이 거의 없다.

일에 묻혀 살다보니 어느덧 선배가 하나둘씩 줄어 들더니 이제는 한사람도 남지 않았다. 가끔 어려운 결정을 할 때 선배님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보니만 현실은 나를 쳐다보는 후배들만 주위에 있을 뿐이다. 후배들이 많으니 아무래도 후배들에게 신경이 많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다.


 어제는 선배 한 분이 다녀갔다.

내가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했을 때 나를 가르치고 지도해 주던 선배이기에 인상이 깊은 선배였다. 지금은 우리 회사의 협력업체에서 일을 하신다. 이분으로 말하자면 아주 인색하신 분이다. 업무를 지도할 때도, 업무 외적으로도 무척 인색 하셨다. 예를 들자면 업무를 가르쳐 주면서도 생색내는 스타일이었고, 업무외적으로는 자판기 커피조차도 후배에게 인심 쓰지 않는 그런 분이셨다. 그래서 그 분에게는 정이 없었다. 그 분과의 관계가 원만했더라면 그 직장에서 오래 근무할 수 있었을 텐데 하고 가끔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나도 그분한테 잘해드린 것은 없었다.

오는 정이 있어야 가는 정이 있다고 항상 사무적으로만 대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나도 그분에게 잘해 드린 것이 없어 미안한 마음이 들곤 한다. 그 때 그분에게 좀 더 잘해드렸더라면 어땠을까 하며 후회도 해 본다. 어쨌든 사람은 결국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하니 항상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 원만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선배를 평하면서 나는 어떤 선배인가 한번 생각해 본다.

업무적으로 자상하게 지도해 주는 편인가? 그런 편인 것 같기는 하다. 그러나 잘못된 점이 발견되면 심하게 화부터 내는 스타일이다. 요즈음은 화를 달래기 위해 허벅지를 찌르면서 참고 지낸다. 리더로서 추진력이 있는가? 이점은 조금 부족하지만 추진력을 배양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한다. 업무 지식은 충분한가? 업무 지식은 타 직원들에 비해 우수한 편이다. 업무 외적으로 도 후배들에게 자상한 편인가? 이점은 그래도 타 부서장들에 비해 자상한 편이다. 가끔 커피도 사주고, 회식자리도 갖는데, 이것만으로는 후배들에게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후배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사랑과 이해 관용인 것 같다.

후배들의 실력을 인정해 주고, 잘못을 했을 때 따뜻이 감싸 앉는 아량, 그리고 사랑이다. 이것만 잘 하면 후배들에게 존경받고, 인정받는 선배가 될 것 같다.


 회사에서 책임자로 일하다 보니 늘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한때는 후배들에게 많은 짜증을 낸 적도 있다. 후배들을 지도하는 기술이나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는 후배들과의 관계도 많이 좋아져 가고 있다. 후배들을 사랑과 믿음으로 대해준 것이 효과를 본 것 같다.


 몇 년 후 아니면 지금도 내 등 뒤에서 후배들은 나를 평가할 것이다.

성격이 좋다든지, 나쁘다든지, 급하다든지, 느리다든지, 유유 부단하다든지 아니면 추진력이 있다든지 등으로 평가할 것이다. 평가받는 것이 두려운 것 보다 후배들에게 좋은 감정과 인상으로 오래 남는 선배가 되고 싶다.


 몇 몇 존경하는 선배들과는 지금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힘들고 외로울 때 전화해서 하소연하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선배들 말이다. 나도 이런 선배가 되고 싶다. 즉 덕(德)이 많아서 찾는 후배들이 많고 내가 찾아가면 반갑게 맞아줄 수 있는 후배들이 많은 그런 선배가 되고 싶다. 희망사항이 너무 거창한 것일까?